"일본에서는 술잔을 돌리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야쿠자들이나 하는 의식이니까요. 또 양주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일본법인 류영수 차장) "미국에서 집을 계약할 때는 꼼꼼히 따져 보세요. 쓰레기 처리비까지 물어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미국 댈러스 지사 김창수 과장) 현대상선이 세계 각지에 파견된 주재원들의 경험담을 모아 '해외주재 보고서'라는 제목으로 11일 책자를 발간했다. 이 책자는 미주 유럽 이시아지역의 주요 도시는 물론 두바이 시드니 등 18개국,25개 지역에서 보내온 38편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해외 주재원들의 보고서이긴 하지만 생활에 필요한 '알짜' 정보들이 많아 일반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현대상선은 설명했다. 프랑스법인 윤상호 과장은 "자기 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프랑스인과 분쟁이 발생하면 짧은 불어보다는 영어를 쓰는 게 낫다"면서 "감정 섞인 표현은 사태의 본질을 떠나 회사 업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벨기에법인 김종하 부장은 "벨기에에선 살아 있는 생선을 회로 떠먹는 것이 불법"이라며 "대신 동네마다 정기적으로 들어서는 시장에 가면 막 죽은 생선의 포를 떠서 파는데 가끔씩 싱싱한 것을 먹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책자엔 해외생활 초보자의 집구하기,자녀교육,은행계좌 개설,면허증 취득 등 의식주를 위한 기본적인 문제는 물론 갑자기 바뀐 환경에 적응을 못 하는 가족 때문에 고민한 사연과 주재원들이 현지 생활초기에 겪은 각종 실수담도 수록돼 있다. 미국 LA법인의 고문석 과장은 학교 근처를 지날때는 일요일이라도 규정속도를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고 과장은 "학교 인근 구역 지나면서 '규정속도 25마일'이란 표지판을 봤지만 일요일이니까 괜찮겠지 하는 생각으로 40마일로 지나쳤다"면서 "바로 경찰차가 경보음을 울리며 뒤따라와 벌금 5백달러를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인도 뭄바이사무소 김병욱 부장은 "인도 사람들은 안되는 것에 대해서도 '노(No)'라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분위기를 잘 파악해 될 일인지 안될 일인지 감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책을 발간한 지사지원실 김덕만 상무는 "신임 주재원들이 빠른 시간에 현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책을 만들었다"면서 "앞으로 매년 업그레이드해 정보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현재 전 세계에 4개 본부,22개 현지법인,56개 해외지점 및 6개 사무소를 두고 있다. 해외근무 인력은 현지 채용 직원을 포함해 1천8백여명에 달한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