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국가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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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한다.
기왕이면 보기 좋은 걸 고른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값이면 물론이고 비싸도 기계는 독일,옷은 프랑스,디자인 상품은 이탈리아,꿀은 뉴질랜드 것을 산다.
어느 나라 것이냐에 따라 상품에 대한 느낌과 호감 신뢰도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값이 싸도 원산지가 후진국이면 구입을 꺼린다.
다름 아닌 국가 브랜드의 영향이다.
국가 브랜드란 특정국가나 그곳 사람들에 대해 타국인이 갖는 인식의 총체다.
1896년 독일의 어네스트 윌리엄스가 상품에 '메이드 인 독일'을 붙인 이래 어디서 만들었는지가 소비자의 선택과 재화 및 용역의 가치에 절대적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시되기 시작했다.
국가 브랜드가 좋으면 그 나라 물건은 일단 인정받는다.
유명브랜드 상품은 모두 명품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포천지 선정 5백대 기업에 물었더니 72%가 제품 구입이나 투자선 결정에 국가 이미지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고도 한다.
세계 각국이 독특한 슬로건을 걸고 국가 브랜드 제고에 힘쓰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국가 브랜드는 국가의 자산이자 경쟁력이요 수익의 원천이다.
급속한 기술 이전과 치열한 경쟁으로 제품의 품질 격차가 줄어든 만큼 국가브랜드의 힘은 더욱 커졌다.
그런데도 우리의 국가 브랜드는 여전히 시원찮다.
'삼성 애니콜' '현대 쏘나타'등 기업 브랜드는 있지만 '코리아'라는 이미지는 허약하다.
한국무역협회의 회원사 대상 조사 결과 53.2%가 '국가 이미지 때문에 해외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히는가 하면,'한국은 월드컵 등 국제 경기를 유치했고 지명도 높은 기업이 많은데도 국가를 대표하는 브랜드 이미지가 없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국가 브랜드는 정부와 기업 민간단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이는 모든 활동의 결과로 형성된다.
'겨울연가'붐에 따른 한류 열풍으로 일본에서의 한국 이미지가 크게 달라졌다는 게 그것이다.
문화콘텐츠의 파워다.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한 다른 모든 노력과 더불어 한류 열풍을 잘 활용,'메이드 인 코리아'가 세계인 누구나 인정하는 명품의 대명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