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을 선도했던 '통합연대' 출신들이 4대 개혁입법 무산의 후유증 속에서 주춤하고 있다. 흔히 `독수리5형제'로 불리는 이들은 좌장격인 이부영(李富榮) 의장이 3일 사퇴했고, 이에 앞서 김영춘(金榮春) 의원도 원내수석부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또 4일에는 안영근(安泳根) 의원이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간사직에서 사퇴했다. 지난해 17대 총선직전 지역구 경선에서 이목희(李穆熙) 의원에게 패해 이변의희생양이 됐던 이우재(李佑宰) 상임고문은 5일 일반적 예상과 달리 과도기구인 임시집행위원회에도 들지 못했다. 신당창당의 주역이나 다름없는 이들의 퇴조 조짐에 대해 당내에선 사실상 예고된 결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단 2명의 현역 의원으로 출발했으면서도 강한 결속력을 과시해온 개혁당파 등다른 `당밖 세력'과는 달리, 온건과 화합을 중시하며 독자노선을 고집한 것이 냉정한 정치판에서 힘의 위축을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한 의원은 "지역주의에서 자유로운 그들만이 가진 `상품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구 민주당 출신의 당내 주류에 동화되려는 모습을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탈당파가 당의 전면에서 완전 밀려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김부겸(金富謙) 의원이 4.2 전당대회 의장경선에 출마할 경우 상황이 크게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정치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차세대를 이끌 리더'로 선정됐고, 최근 개혁당파의 리더이자 같은 대구.경북 출신인 유시민(柳時敏) 의원의 출마설이 나오자 당내 중도진영 내에서 `대항마'로 거론되고있다. 이달말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검토중인 안영근 의원은 "정치라는 게 항상 승승장구할 수는 없는 법"이라며 "김부겸 의원이 당의장 선거에 나간다면 견마지로를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