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보다는 주식에 투자하라"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올 한해 전세계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이지만 채권시장은 지속적인 달러약세와 미국의 금리인상등으로 힘든 한해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릴린치가 지난해말 국제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한 조사에서도 올해 투자 수익률이 증권-채권-현금순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7%에 달했다. ◆유럽·신흥국 주식시장 "맑음"=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의 전략가들은 올해 주식시장이 지난해만큼 낙관적이진 않지만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보다는 유럽과 브라질,남아프리카 등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지난 1백20년동안 5로 끝나는 연도에는 늘 다우지수가 상승했다는 역사적 통계도 올해 주식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고 전했다. 도이치뱅크는 올해 세계증시가 평균 10∼15%가량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세계증시는 연계성이 크기 때문에 금리 인상과 소비 위축 등으로 인해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증시가 다른 지역 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증시는 유로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 브라질 등 원자재 수출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설탕 철광석 등의 최대 생산국 브라질은 지난해 무역 흑자 규모가 3백37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채권시장은 "흐림"=채권시장에 대한 전망은 주식시장에 비해 부정적이다. 특히 고평가된 미 국채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의 무역 적자를 감안했을 때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인플레 상승 압력을 높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의 배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팀 해리스 시장 전략가는 "인플레 위험 등을 감안할 때 FRB는 올해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 달러화와 미 국채의 약세에 대비한 투자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거시경제지표 예측기관인 블루칩 이코노믹 인디케이터스는 올해 말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평균 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변동폭 클 것=시장 전문가들은 약달러와 함께 유가를 올해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로 지목했다. 특히 원유 거래가 달러화로 이뤄지고 있어 달러 약세가 유가 재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유가가 지난해 최고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지역에서 테러 등 돌발변수가 생길 경우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유가가 재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의 투자전략가 바이런 위언은 "유가가 올해 상품 중 변동성이 가장 클 것"이라며 "배럴당 30달러로 하락한 후 수급 불안 우려가 제기되면서 6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