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는 재테크 환경이 녹록치 않은 한해였다.


차곡차곡 목돈을 만들기도 어렵고,그렇다고 모은 목돈을 불리는 일도 쉽지 않았다.


한국은행의 잇따른 콜금리 인하로 예금금리는 연3%대초반으로 추락했다.


부동산경기도 잔뜩 움츠러 들었다.


주가가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증시를 떠난 상태라 '외국인만의 잔치'에 머물렀다.


그렇다면 2005년의 재테크 환경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까.


유감스럽게도 올 한해는 불명확한 외부 경제여건 등으로 작년보다 더욱 불투명한 한해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그렇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흔들리지 않고 밀고나가는 '뚝심'이 필요한 법.


이런 때 잘만하면 오히려 더 훌륭한 재테크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은행 재테크팀장이 조언하는 '2005년 새해 재테크전략'을 7개 키워드로 정리해 소개한다.


◆분산투자와 리스크관리


2005년의 경기전망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불투명하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전체 자산의 40%는 부동산(거주주택 포함),20%는 예금 위주의 확정금리 상품,20%는 주식 간접투자상품 20%,10%는 단기채권 투자상품,10%는 기타 틈새상품 등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와 환율


재테크를 제대로 하려면 주요 경제변수인 금리와 환율 추이를 잘 봐야 한다.


금리 하락 추세가 내년에도 지속되면 채권 값이 상승하므로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올라가게 된다.


반대로 금리가 상승세로 바뀌면 채권형 펀드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이거나 정기예금 가입 시기를 늦추는 게 좋다.


환율도 마찬가지다.


약(弱)달러화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금이나 비(非)달러화 자산 등 반사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상품을 공략하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현금확보


경쟁력 있는 상품이 재테크시장에 나올 경우 언제든지 갈아 탈 수 있게 '몸을 가볍게' 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증시와 부동산시장의 약세가 예상되더라도 손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주가 하락 폭이 클 경우 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으며,급매물을 골라서 내집을 마련하거나 집을 바꿔 타는 전략을 펼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현금을 손에 쥘 수 있게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판교 신도시


정부가 최근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25.7평이하 분양가 상한제(원가연동제) 적용 아파트의 40%는 40세 이상이면서 10년 이상 무주택 가구주에게 우선 공급되도록 주택법 시행령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함에 따라 판교 청약전략에 큰 변화가 오게 됐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40세 이상,10년이상 무주택가구주를 제외한 나머지 수요자들이라면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청약예금 가입액을 늘리거나 인근 택지지구를 노리는 방법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적립식펀드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목돈 마련 상품으로 정기적금 대신 적립식펀드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주식이나 채권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생길 수도 있지만 3년 이상 장기로 운용하면 손실보다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직장인이라면 적립식펀드의 일종인 장기주택마련 펀드에 가입해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지수연동 정기예금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각종 지수연동예금 상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떤 지수연동예금 상품이 인기를 모을까.


지난 2003년 국내 주가지수연동예금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데 이어 작년에는 일본주가지수(닛케이지수)연동상품이라던가 환율연동예금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는 어느 한 특정상품이 인기를 모으기 보다는 금(金)지수연동예금,미국 국채지수(CBOT) 연동예금 등 다양한 틈새상품이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입맛에 맞는 상품을 고를 것을 권했다.


◆절세상품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 연간 불입액의 40% 범위 내에서 최고 3백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


또 7년 이상 가입하면 이자소득세 전액이 면제된다.


연금저축은 연간 납입액의 1백%(2백40만원 한도)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은행과 투신사에서 모두 가입할 수 있다.


◆해외투자 펀드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해외투자 펀드는 분산투자 차원에서 고려해볼 만하다.


유럽 동남아 중남미 미국 중국 일본과 신흥 경제 강국으로 떠오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이르기까지 투자 대상국이 다양하다.


국내외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해외 투자펀드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다만 환율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환율 하락에 대비한 환헷징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도움말=강우신 기업은행 재테크팀장,백미경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팀장,심우성 국민은행 프라이빗 뱅킹(PB팀장),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