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벤처업계의 화두는 단연 '글로벌화'다. 해외시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치겠다는 신년 포부가 담겨있다.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토대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벤처코리아'를 재연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런 전략은 MP3플레이어 셋톱박스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등과 같은 세계 일류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은 "내수시장에만 매달리며 불황탓을 한다면 진정한 벤처가 아니다"며 "올해는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우량 벤처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GDP(국내총생산)의 3%,총수출의 4%,고용의 3%를 차지하고 있는 벤처기업의 국내경제 규모를 10년 내 10%로 높이기 위해서는 벤처기업의 글로벌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는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민족 벤처기업인들의 네트워크인 인케(INKE·한민족 글로벌 벤처네트워크)를 통한 벤처기업들의 해외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99년 발족한 인케가 홍콩 쿠알라룸푸르 LA 도쿄 런던 등 18개 해외지부를 거느리는 등 현지에 단단하게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남민우 인케 의장(다산네트웍스 대표)은 "올해 인케 해외지부를 30개로 늘릴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화에 나서는 벤처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지원책도 속속 마련되고 있다. 우량 벤처기업들이 벤처기업들의 해외 판로개척을 지원해 주기 위해 '인케코퍼레이션'을 설립하기로 한 것도 벤처의 글로벌화를 지원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다. 이 회사는 인케 해외지부를 사실상 지사로 활용해 벤처기업의 해외시장 공략을 지원하게 된다. 정부도 2005년을 '벤처활성화 원년'으로 삼고 '벤처활성화 방안'을 내놓는 등 벤처업계의 재기노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실탄(자금)을 제공할테니 해외에 나가 텃밭(시장)을 일구라는 주문이다. 이에 발맞춰 벤처기업들도 해외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셋톱박스 생산업체인 휴맥스는 북미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부터 북미시장 판매를 대거 늘리기 위해 액션 플랜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코팅제 생산업체인 에스에스씨피는 중국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후이저우 상하이 톈진에 각각 공장을 두고있는 이 회사는 올해 중국에 1백50억원을 투입해 신규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 회사 오정현 대표는 "상하이에 있는 중국총괄본부를 중심으로 중국 내수 시장의 점유율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업체인 씨디네트웍스도 해외진출 확대를 올 최대의 사업목표로 정했다. 특히 1월 중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사업계약을 맺은 일본의 아트라스 크레오 등과의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기로 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