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해일에 이어 전염병까지 아시아 남부를휩쓸면 총 사망자가 지금까지 파악된 것보다 두 배인 무려 10만 명을 넘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29일 오후(한국시간) 집계한 사망자 수는 6만8천여명으로 인도네시아에서만 3만2천502명, 스리랑카에서 2만2천명, 인도 1만2천500명 등이고 태국,말레이시아, 미얀마, 몰디브, 소말리아, 케냐에서도 수백 명이 사망했다. 또 외국인 관광객 136명이 사망하고 2천689명이 실종상태이며 이중 스웨덴인 약1천500명, 노르웨이인 800명이 포함됐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29일자 인터넷 판에서 피해 국가가 워낙 많은 데다 길고인구가 밀집한 해안 지역이어서 지금까지 알려진 사망자 수는 상당히 부정확할 수있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지적했다. 게다가 진앙 인근인 수마트라의 외딴섬 등에서 사는 농민이나 어민들에게는 인구조사도 미치지 못해 호텔 투숙 사망자만 체크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실제 사망자수는 훨씬 많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국립지구물리학자료센터에 따르면 지난 1883년 남부 수마트라 섬 크라카토아에서 발생했던 해일로 3만6천 명, 1782년 남중국해에서 발생했던 해일로 4만 명이숨져 이번 해일 사망자 수는 파악된 수만으로도 이미 이들을 훨씬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살아남은 이재민 수백만 명은 사체 부패에 따른 식수와 하수구오염,식량ㆍ대피소 부족, 모기가 옮기는 댕기열이나 말라리아, 수인성 전염병인 설사, 콜레라 등에 노출돼 있어 해일에 맞먹는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구호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탈리아 민간구호단체 대표인 귀도 베르톨라소는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여러 피해지역에서 식량과 약품이 턱없이 모자라 총 사망자 수가 10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28일 저녁 CNN 래리 킹 라이브쇼에 출연해 "사망자가 수천 명씩 늘어나고 있어 현재 널리 인용되고 있는 숫자보다 많아질 것"이라며구조작업이 진행되면 사망자가 1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TO)의 데이비드 나바로 위기대응국장은 "지진과 해일에 따른 당장의 피해는 장기적 피해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며 "적어도 해일로 이미숨진 사람 수만큼 전염병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얀 에겔란트 유엔 사무차장 겸 긴급구호조정관은 구호작업은 사상 최대규모가될 것이라며 사람과 동물의 사체가 식수를 오염시키기 전에 즉시 땅에 묻고 제대로폐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가 동참하고 있는 구호작업도 200여년 래 최대 규모로 힘겹고도 선례를 찾기 힘든 방대한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베트 스티븐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국장은 지원해야 할 규모가 당초 요구했던 16억 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적십자ㆍ적신월사연맹의 마르쿠 니스칼라 사무총장도 "피해지역이 너무나방대하다"며 "우리는 빙산의 일각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