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효소 결핍으로 인한 선천성 간질환 환자에게 뇌사자의 간에서 분리한 간세포를 직접 주입하는 간세포 이식수술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국내 의료진에 의해 성공했다. 이에 따라 간 기증자가 절대 부족한 현실에서 간 세포만을 분리해 대사이상 간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성균관대 의대와 삼성서울병원 이광웅 교수,김종원 교수,이수연 교수 팀은 선천적 대사성 간질환인 '글리코겐 저장질환'을 앓던 이모군(18)에게 뇌사자의 간세포를 세 차례에 걸쳐 이식하는 수술을 지난 11월 21일 국내 처음으로 실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군은 수술 후 1개월여가 지난 현재 수술 전에 혈당유지를 위해 하루에 네 차례 이상 먹던 전분을 완전히 끊었으며 저혈당 증상 없이 정상생활을 하고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의료진은 "간 관련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에 대해 간세포 이식 수술이 시행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13건뿐이며 이군과 같은 글리코겐 저장질환에 대한 간세포 이식술 시행 사례는 아직 학회에 보고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광웅 교수는 "간세포 이식수술은 개복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간이식 수술에 비해 위험성이 적고 비용도 20% 수준에 불과하다"며 "간 이식 수술에 부적합한 간에서 간세포를 분리해 대사이상 질환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