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폰 컨트롤칩 업체인 엠텍비젼과 코아로직의 경쟁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등록 직후 코스닥시장 내 대표적 라이벌 업체로 인식됐던 이들은 주거래 업체를 상호 공략,관심을 끈 데 이어 최근에는 배당과 사업계획 발표를 앞두고 물밑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라이벌 관계임에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외형을 키워 가는 몇 안되는 사례"라며 "내년에도 실적 호전세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윈·윈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3라운드 돌입한 경쟁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엠텍비젼과 코아로직은 연말 배당 규모와 내년 매출 전망 등을 놓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등록 후 라이벌 경쟁,주요 납품처 상호 공략에 이어 '3라운드'에 돌입한 셈이다. 올해 코스닥시장 등록 후 불붙은 이들 두 업체의 경쟁은 상대방 텃밭 공략으로 '2라운드'를 맞이했다. 코아로직이 1분기 엠텍비젼 주거래 업체인 삼성전자에 시제품을 납품하자 엠텍비젼은 코아로직 주요 거래처인 LG전자에 시제품을 공급,반격했다. 이들은 내년에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한 납품을 각각 본격화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배당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코아로직은 지난 15일 연말 배당금을 당초 계획한 주당 1천원에서 1천5백원으로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당 규모는 98억6천만원가량.전문가들은 "올해 대규모 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등록 첫해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배당 규모를 늘렸다"고 해석했다. 외형은 엠텍비젼보다 작지만 순이익이 더 많은 점을 활용,고배당으로 이미지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엠텍비젼은 아직 배당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 당초 순이익의 10%를 배당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코아로직의 배당확대 발표로 껄끄러운 상황이다. 엠텍비젼은 배당 공시를 내면 코아로직과 바로 비교될 수 있는 만큼 주총에서 배당 규모를 확정할 때까지 아예 공시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내년 사업계획을 둘러싼 경쟁도 뜨겁다. 코아로직은 당초 2천6백억원선으로 잡았던 내년 매출 전망치를 2천3백억∼2천4백억원 안팎으로 조정했다. 환율 하락과 납품 단가 인하 등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엠텍비젼은 당초 잡았던 내년 매출목표 3천억원대를 고수하고 있다. 매출 부문에서 코아로직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쟁 속 실적 '쑥쑥' 증권업계는 이들의 치열한 경쟁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대방의 텃밭 공략을 통해 매출과 순이익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좋은 사례다. 내년에도 최근 앞다퉈 출시한 신제품이 실적 모멘텀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신기영 연구원은 "카메라폰 시장의 고성장세 속에 라이벌 업체들이 경쟁을 벌임에 따라 두 업체 모두 내년에도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며 "내년 1분기를 매수 타이밍으로 삼아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메리츠증권 문현식 연구원은 "다른 휴대폰 부품 업체에 비해 전망이나 실적이 좋지만 PER(주가수익비율)는 오히려 낮다"며 "4분기 실적 둔화와 부품 단가 인하 등으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내년 실적 전망을 고려하면 두 업체 모두 투자매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