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을 멀리 보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칠때 오히려 볼은 더 멀리 나가는 일이 흔하다." (샘 스니드) 골프에서는 내려 쳐야 뜨고,왼쪽을 겨냥하면 슬라이스가 나는 경우가 많다. 스윙감 날씨 동반자 코스 등 모든 컨디션이 좋은데도 스코어는 엉망이고,기대하지 않았을땐 오히려 잘 되고….골프의 역설은 이처럼 셀수 없을 정도로 많다. 샘 스니드(미국)의 말도 골프의 이런 속성을 언급한 것이 아닌가 한다. 드라이버샷을 할 때 멀리 보내야겠다고 생각하면 알게 모르게 힘이 들어가고,그것은 원활한 스윙을 하는 데 방해요소가 될 것임은 뻔하다. 힘주어 열 번 쳤을때 고작 한두 번 만족스런 결과가 나온다면 그 반대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멀리 보낸다는 생각 대신 클럽헤드의 가운데에 볼을 정확히 맞힌다는 자세로 임하면 거리가 더 난다는 것이 스니드 말의 핵심이다. 스니드뿐 아니라 대부분의 골퍼가 수긍하는 것인데도 실제상황에 맞닥뜨리면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데 골프의 어려움이 있는 듯하다. 미국PGA투어에서 통산 최다승(82승),한 대회에서 가장 많은 우승(8승),최연소 에이지 슈터(67세때 66타),최다 '톱10'진입(3백58회),최고령 챔피언(52세10개월) 등 숱한 기록을 갖고 있는 스니드는 지난 2002년 90세를 일기로 타계한 전설적 골퍼다. 그는 골프역사상 가장 우아한 스윙폼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데 그 덕분인지 '말년'에까지도 대회에 나갈수 있었다. 62세때인 지난 74년 USPGA챔피언십에서 리 트레비노,잭 니클로스에 이어 3위를 한 것은 아직도 골퍼들 사이에 회자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