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증시 전망에서 내수 경기 회복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은행과 건설업종의 주요 종목들에 '5% 이상'을 투자한 대형 외국계 펀드들의 올 하반기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내년 내수경기 회복에 대해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종 심각한 업황 부진에 빠진 건설업종의 경우 외국계 펀드들이 대체로 올 하반기 '비중축소' 또는 '관망' 태도를 보였다. 현대산업개발[012630]의 경우 캐피탈그룹 계열 CGII(캐피탈그룹인코퍼레이티드)는 지난 7월부터 3개월간 356만주(지분 5.0%)나 팔아치웠다. 또 EMC(이머징마켓 그로우스 펀드)도 지난 4월에 5% 보유를 신규 보고한 뒤 지난 7월에 71만주(0.94%)를 털어내며 '5% 미만'으로 사라졌다. 이에 비해 템플턴자산운용은 지난 3월까지 170만주(2.25%)를, 헤르메스자산운용은 지난 5월까지 90만주(1.19%)를 각각 순매수해놓고는 하반기에는 관망세를 취하고있다. LG건설[006360]의 경우 얼라이언스투자자문이 지난 8월까지 113만주(2.21%)를사들였으나 이후 한달동안 무려 137만주(2.68%)를 팔아치웠다. 대림산업[000210]에 대해서는 슈로더투신운용이 올해 내내 '비중축소' 입장을유지하면서 147만주(4.22%)를 정리했다. 또 캐피탈그룹 계열 CRMC(캐피탈리서치앤매니지먼트컴퍼니)도 지난 5월까지 132만주(3.50%)를 사들였으나 하반기에는 관망 태도를 취했다. 다만 로이드조지투자자문이 지난 11월까지 지분을 5%로 끌어올려 내년도 대림산업의 주가 상승을 기대했다. 건설경기 부양책의 수혜가 기대되는 시멘트업종의 성신양회[004980]의 경우 JF자산운용이 지난 6월말까지는 60만주(3.13%)를 매수했으나 이후 태도를 바꿔 지난 11월까지 25만주(1.30%)를 털었다. 그러나 CRMC는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모두 97만주(5.05%)를 사들여 내년 시멘트업종의 주가를 긍정적으로 봤다. ◆은행업종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에 가계부채조정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은행이 턴-어라운드 업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은행주 '톱 픽' 종목으로 국민은행 또는 신한금융지주가 꼽히고 있는 가운데 두 은행에 대한 대형 외국계 펀드들의 투자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CGII는 지난 3∼7월중 신한지주 380만주(1.22%)를 매도, 직전 8.31%이던 보유지분을 7.09%로 낮췄다. 또 CRMC도 지난 6월부터 2개월동안 신한지주 327만주(1.49%)를 정리해 보유 지분을 9.00%에서 7.51% 축소했다. 캐피탈그룹은 지난 9월 방한해 신한지주 등 국내 4개사 최고임원들과 면담을 가졌으나 이후에도 신한지주 비중을 늘리지 않아 이 면담에서 신한지주 비중 확대를위한 요인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얼라이언스투자자문은 지난 1∼7월 신한지주 426만주(1.37%)를 꾸준히 매입해지분을 6.53%로 끌어올린 뒤 하반기에는 관망세를 보였다. 반면 슈로더투신운용은 지난 8월말 단 하루에 신한지주 1천576만주(5.10%)를 장내 매입, 내년 은행주의 턴-어라운드와 신한지주의 부각을 점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민은행은 CRMC의 지속적인 지분 매입이 눈길을 끈다. CRMC는 연초 국민은행에 대해 이익실현에 나섰으나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지속적으로 국민은행을 재매입했다. 이 기간 매입수량은 657만주(1.95%)다. 국내 최대 외국계 '큰손'인 캐피탈그룹은 내년 은행주 투자 대상으로 신한지주보다는 국민은행에 더 무게를 싣고 있는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김종수.최윤정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