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신드롬'이 올해 정치권을 강타했다. 지난 2002년 대선과 '4ㆍ13총선'에서 인터넷이 보여준 위력을 체험한 각 정당은 네티즌을 겨냥한 '사이버 전쟁'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28일 '국가보안법폐지안 등 국민분열법 바로알기 네티즌 운동 선포식'을 가졌다. 당 안팎의 사이버 역량을 총동원,법안의 폐해를 알려나가려는 의도에서다. 이를 위해 정보 확산이 쉬운 미니홈피,블로그 등을 개설해 활발하게 그 내용을 '퍼나르게' 한다는 전략을 짰다. 이같은 네티즌 운동은 그동안 '사이버 전'에서 열린우리당에 밀려 '넷심'을 잡는데 실패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난5월 '프로젝트 5107'이라는 '사이버전' 계획을 세웠다.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사이버전문가 등이 참여한 '전자정당위원회'를 설치,이 위원회가 지휘본부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중추 사이버 사령부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노사모)'등 10여개에 달하는 외곽 그룹의 사이트들이다. 이 그룹 소속 개혁 성향의 네티즌은 자신들의 사이트뿐만 아니라 거대 포털 사이트와 인터넷 언론 등을 이용한 '퍼가기'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파상적으로 유포시킨다. 당 차원의 사이버전과 별개로 정치인 개개인 사이에선 미니홈피 개설이 유행처럼 번졌다. 표심을 얻기 위해 이만큼 효과적인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선두주자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지난 2월 싸이월드에 미니홈피를 만들어 22일 현재 2백22만여명이 방문했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거쳐 입각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도 미니홈피 마니아다. 정치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홈피에 자주 올린다.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낸 열린우리당 변재일 의원은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QID'라는 3D방식의 미니홈피를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밖에 여야의 대표 '논객'인 열린우리당 유시민 정장선 전병헌,한나라당 원희룡 전여옥 한선교,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 등이 홈페이지를 적극 활용하는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폐해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은 박 대표를 비판했던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의 홈페이지를 집단으로 항의 방문,이 의원의 홈페이지를 다운시켰다. 상대 진영이 관리하는 사이트에 가서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글을 쓰거나 해킹을 감행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