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삼성SDI등 디스플레이 관련주가 힘찬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거래소시장에서 LG필립스LCD는 3.39% 오른 3만9천7백원으로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5% 가까이 급등,4만원대 벽을 처음 돌파하기도 했다. 최근 5일간 상승률은 15.2%다. PDP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성SDI도 이날 3.15% 오른 11만4천5백원에 마감됐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8일 연속 상승,15.5% 급등했다. 이들 디스플레이 관련주의 강세는 LCD와 PDP 등의 가격 하락 폭이 둔화된 데다 일부에서 패널 가격 인상설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증권가 일각에선 디스플레이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낙관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디스플레이 경기 바닥치나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LCD와 PDP 출하량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업계 실적의 부담 요인이던 재고량이 급격히 소진되면서 디스플레이 경기가 생각보다 빨리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실제 LCD의 분기별 출하량은 지난 2,3분기 바닥을 지나 4분기부터는 서서히 회복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패널 가격도 7∼8월 10%대에 달하는 하락 충격에서 벗어난 상태다. 9,10월에는 하락 폭이 5%대로 둔화됐고,11월에는 1.6% 하락에 그쳤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 경기 바닥론'을 논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민희 동부증권 테크팀장은 "과거 일시적인 IT경기 후퇴기에는 PC시장 호황이 LCD와 PDP의 꾸준한 수요 증가를 이끌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PC시장 성장률이 올해 12%대에서 내년에는 8%대로 낮아질 전망인 데다 분기별로도 내년 3분기께나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따라서 "완만한 출하량 회복과 가격 하락 폭 둔화세가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려면 상당기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엇갈리는 주가 전망 디스플레이 주가 강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물론 일부에선 업황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오히려 매력적인 매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배승철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경우 실적 하향 우려는 남아있지만 가격 하락 속도가 완만해진 데다 내년 2분기부터 PDP 수급 개선이 본격화될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지금이 반전을 모색할 수 있는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목표주가 13만7천원에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이 팀장은 "수익성이 회복되는 내년 3분기 전까지는 박스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목표가 10만7천원에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민후식 동원증권 연구원은 LG필립스LCD에 대해 "실적 하락을 고려할 때 4만원 이상은 부담스러운 수준인 데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움직임도 있어 4만원선에서 치열한 매매 공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