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사진)이 15일 취임 후 첫 북한 방문에서 '홀대'를 받았다. 북측 당국자들이 외교안보 팀장인 정 장관에게 고의적인 무관심과 결례로 대하는 게 역력했기 때문이다. 이날 개성공단 첫 제품 생산기념식에 참석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 주동찬 조선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이 연설에서 정 장관이나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 등의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고 정 장관 연설 중 잠시나마 자리를 비운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에 상응할 만한 북한의 고위급 인사도 끝내 행사장에 나오지 않아 기대를 모았던 '남북당국간 대화'도 무산됐다. 게다가 차관급에 상당하는 주 총국장의 노골적인 불만 표출이나 정제되지 않은 말씨는 남측 참석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주 총국장 등 북측 인사들은 정 장관의 환담 및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중 수차례에 걸쳐 "올해 안에 15개 업체가 모두 준공하기로 약속했는데 하나 밖에 안됐다"며 "하루 속히 개성공단사업이 진척돼야 한다"고 다그쳤다. 그는 또 "나라의 통일과 북남 경제사업을 달가워하지 않는 한 줌도 안되는 안팎의 분열주의자들이 경제협력사업을 막아보려 필사적으로 발악하지만 우리 민족의 역사적 흐름은 절대로 가로막지 못할 것"이라며 축사로서는 거친 표현도 마다하지 않았다. 정 장관은 이같은 행사내용을 평가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주 만족한다"면서도 "나중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