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 경제의 최대 변수는 무엇보다 환율이다.


국내외 외환전문가들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내년에도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내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올해(1천1백40원대 예상)보다 훨씬 낮은 달러당 1천20∼1천70원 수준이 될 것으로 경제연구소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며칠간 달러화가 주요국 통화에 대해 급반등하자 일각에서는 "달러화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달러 약세 지속될 듯


내년 원·달러 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무엇보다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의 지속 여부.


대다수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달러화는 주요국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05년 원화환율 어떻게 되나'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경상·재정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있어 내년에도 달러화 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화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점도 달러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미흡한 금리 인상으로 해외 자산유입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달러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다소 완만해질 가능성이 있어 달러 약세 추세는 장기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달러화가 엔화 유로화 등에 대해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가치가 바닥을 찍고 하락 추세를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욕 소재 헤지펀드인 FX컨셉트의 최고투자책임자 존 테일러의 말을 인용,"현재 달러화는 과매도 상태에 있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예측모델들은 달러 매도 포지션을 청산해야 할 때임을 가리키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환율 1천원 안팎 수준


문제는 지난 11월 이후 1천1백원선이 무너진 원·달러 환율이 내년에는 어느 수준에서 움직일 것인가이다.


국내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한결같이 내년도 원·달러 환율이 올해보다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을 달러당 9백50∼1천50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치 1천1백28원보다 대폭 낮춰 잡은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평균 환율을 종전 1천1백20원에서 1천60원으로 대폭 낮춰 전망했고,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도 각각 1천70원,1천20원을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내년 환율 전망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원화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엔화환율을 내년 달러당 1백엔으로 잡고 경제성장률을 전망했다.


최근 원·엔 교환비율이 10.1∼10.5 대 1에서 움직였음을 감안할 때 한은은 내년 원·달러 환율을 1천10∼1천50원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손익분기점이 되는 환율은 달러당 1천1백27원 수준.따라서 연구기관들의 예상대로 내년 평균 환율이 1천원대로 낮아진다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