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수신료 인상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있는 가운데 수신료 인상에 앞서 공영성 서비스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KBS 방송문화연구팀이 10일 오후 서울 방송회관 회견장에서 `KBS 재원구조의 공영화 방안'이란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강형철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공영방송이 재원 조달을 수신료에 의존할수록 공영성이 강하고 이에 따라 민영방송들도 영향을 받아 건전한 방송을 하게 된다"는 1999년 매킨지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수신료 인상과 광고 비중 축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민주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KBS 시청료 거부운동'은 KBS의 광고방송 비중을 확대하는 엉뚱한 부작용을 낳았다"면서 "81년부터 2천500원으로 고정된 수신료를 올리려고 할 때면 여지없이 KBS의 공정성과 상업성 문제가 대두돼 KBS입장에서는 광고 수입을 확대하는 것이 훨씬 편한 방법이 됐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현재 광고 위주인 KBS의 재원 구조를 수신료 위주로 바꿔야 하나 완전히 광고를 없애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세계적 추세로 보아도 공영방송의 광고 수익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도 "가능한 한 광고 비중을 줄이고 개별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광고와 연동되는 방식을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1TV와 2TV를 차별화하는 `위선적'인 역할 분담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2TV에만 광고를 하지 말고 두 채널 모두 광고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KBS가 수신료 인상에 앞서 제시해야 할 계획과 비전으로 △수용자의 선택폭 확대 △한국인의 정체성과 통합 확대하는 프로그램 편성 △계몽주의적 방송 지양△다양한 시각이 토론되고 공유되는 공론의 장 기능 △지역방송 제작물 확대를 통한지역문화 발전 촉진 △관료주의와 방만한 경영 개선 △문화적 다원성 확대 등을 꼽았다.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권호영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외국 공영방송의 재원구조와 각국의 수신료 수준 등을 비교한 통계를 소개한 뒤 수신료를 단기간에 대폭 인상한 뒤 광고를 축소 또는 폐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수신료를 5천원으로 인상하고 광고를 완전히 폐지하면 2003년 기준으로 1천388억원의 경상손실이 예상되지만 KBS가 경영을 합리화해 10% 정도의 경비를 절감하면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수신료를 5천원으로 인상하고 광고를 절반으로 줄일 경우 경상이익이 2003년 기준으로 5배로 증가하는데 이렇게 이익이 많이 나는 시나리오는 시청자의 지지를 받기 어렵고, 6천원으로 인상하고 광고를 없애면 611억원의 이익이 발생하는데 KBS 입장에서는 수입의 감소 없이 재원을 정상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할 수있으나 전체 지출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KBS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판단하는 시청자가 많을지 의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권 연구원은 "수신료의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2003년 기준으로 100% 인상했을 때 0.028%보다 작기 때문에 물가를 내세운 수신료 인상 억제 주장은 근거가약하다"고 주장하는 한편 "독립적인 기관을 만들어 공영방송의 재정 상태를 조사하고 수신료 인상 시기와 범위를 정한 뒤 국회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