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17대 첫 정기국회] '이철우 정국' 급속 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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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싸움 욕설 고함~.
17대 정기국회가 난장판 속에 막을 내렸다. 잦은 파행과 끝없는 대치로 날을 세웠던 국회가 회기 마지막 날인 9일까지 몸싸움과 극단적인 욕설을 주고 받는 꼴불견을 연출했다. 여야간 입장차로 10일 시작되는 임시국회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을 상대로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기한 '북한 노동당 가입 의혹' 파문으로 연말 정가가 얼어붙고 있다.
이 의원이 조선노동당기와 김일성 초상화,김정일 초상화 앞에서 '민족해방전선'(민해전)에 가입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보법 폐지 논쟁과 연계된 여야간 대치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9일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에 대한 재판 판결문 전문을 제시한뒤 "이 의원의 노동당 가입은 사실"이라며 지난 8일에 이어 맹공을 퍼부었다.
주 의원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갖고 "이 의원도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조선노동당 가입 사실을 자백하고 시인했다"며 "1심에서 국보법 제3조 1항 반국가단체 가입, 제4조 1항 국가기밀수집 탐지방조 등 5개 조항에 대한 위반혐의가 적용됐으나 항소심에서 반국가단체 가입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지난 93년 대법원 판결문을 인용,이 의원이 가입했다고 밝힌 '민족해방애국전선'은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의 위장명칭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표는 의총에서 "'조선노동당사건'은 당시에도 충격적이었는데 여당 의원이 이 사건으로 복역한 후 공천까지 받았다"며 "특위를 만들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이 의원의 노동당 가입을 주장한 한나라당 주성영 박승환 김기현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하고 의원직을 제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다만 의원직 제명은 재적의원(2백99명) 3분의2의 찬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뤄질수 없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선 노동당 입당 의혹 제기를 '간첩조작사건'으로 규정하고 "유신잔당 한나라당은 즉각 해체돼야 한다"는 등 격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당사자인 이철우 의원은 당 '국회간첩조작사건' 비상대책위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이 사건 자체가 과거사 규명대상에 포함된 사건으로 전체가 거짓이다.
20일동안 잠 안 재우기와 거꾸로 엎드려 뻗치기 등 모진 고문을 받았다"며 노동당 가입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이 의원은 "중부지역당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민해전에 단순가입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비대위 법률자문위원인 문병호 의원은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충성맹세를 했다는 것은 다 조작된 것으로 판결문을 자세히 보면 (이 의원은) 민해전에 가입한 것 외에 다른 활동 한 것은 없다"며 "이 의원과 관련자들은 극심한 고문을 받고 허위자백했지만 법정에서는 범행을 부인했다"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