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8일 전격적으로 이라크 아르빌에 주둔 중인 자이툰 부대를 방문했다. 영국 프랑스 폴란드 등 유럽순방을 마친 노 대통령은 이날 파리를 출발,귀국길에 이라크 자이툰부대를 극비리에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이라크 인접국인 쿠웨이트에 내린 뒤 수행원 및 취재기자와 함께 아르빌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자이툰 부대의 평화재건 지원활동이 지역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음을 평가한뒤 장병들에게 "처음 파병할 때 명분.국익.안전 문제로 고심을 많이 했다"며 "장병 여러분의 땀과 노력이 대한민국의 외교력이고,또다른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일각의 파병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세상은 하나의 가치로 이뤄지지 않으며,모순된 것들이 조화를 이뤄내는 것이 있다"며 "장병 여러분은 각자 내몫을 열심히 수행하면 나머지는 저와 국민,지휘관들이 조화롭게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방계획"으로 명명된 노 대통령의 자이툰 부대 방문은 지난달 25일 노 대통령의 지시로 철저한 보안속에 준비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30분(파리시각 7일 오후 8시30분)쯤 대한항공 특별기가 파리의 샤를르 드 골 국제공항을 이륙한지 30분후 동행 기자들에게 방문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4시 "이번 노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은 아세안(ASEAN)+3 정상회의 참석 및 유럽순방 전에 계획됐으며 비밀보안을 위해 파리를 출발한 후 기자단에 통보됐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극도의 보안과 안전을 요하는 방문이었기 때문에 언론에 미리 공지할 수 없었다"며 "부대 방문 목적은 순수하게 장병 격려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신기자는 물론 외신기자도 충분히 협조해 무사히 자이툰 부대방문이 이뤄졌다"며 "미국과 경호 보안유지를 위해 협조했느냐"는 질문에는 "알지 못한다"고 상세한 설명을 삼갔다. 노 대통령의 이라크 전격 방문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이 표결 끝에 10대 2로 통과된 것과 비슷한 시점에 이뤄졌다. 아르빌=허원순 기자.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