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상당 수 외국인 핵심인재의 멘토(mento:경험과 연륜으로 상대방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그가 꿈과 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를 맡고 있다.


멘토의 상대방은 외부에서 영입한 S급 인재.윤 부회장은 한달에 한번씩 이들과 식사를 하거나 면담을 갖는다.


그는 "하늘이 두쪽 나도 이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화는 복잡한 현안들이 배제되고 가족들 안부를 묻는 데서 시작된다.


일상의 크고 작은 고충과 애로들을 물어보고 업무 흐름에 불편함이 없는지도 세세하게 체크한다.


면담이 끝나고 나면 윤 부회장은 직접 메모를 작성해 관련 부서에 업무 지시를 내린다.


삼성전자의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과 김인수 인사팀장도 이런 식으로 핵심 인재들과 매월 다섯차례 정도 정기 면담을 갖는다.


삼성은 핵심인재가 회사에 안착해 오랫동안 다닐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해놓고 있다.


멘토도 그 중 하나다.


사장은 S급 인재,사업부장은 A급 인재,(수석)부장은 H급 인재에 대해 1대1로 직접 멘토를 맡아야 한다.


매월 면담 보고서를 제출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개선요청 사항을 받아들여 즉시 시행하는 것도 멘토의 의무다.


만약 핵심인재가 석연찮은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1차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 역시 멘토다.


삼성이 핵심인재를 이처럼 맨투맨 식으로 관리하는 이유는 인재를 영입하는 것 못지 않게 이들을 안착시키는 일이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능력이 뛰어날수록 경쟁사의 스카우트 표적이 되기 쉽고 외국인들의 경우 이질적인 한국문화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직 운영에 불만을 품고 떠난 외국인이 험담을 하고 다니는 상황은 최악이다.


세계 IT업계에 평판이 나빠지면 인력 수혈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이 때문에 퇴직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에 대해선 밀착 관리에 들어가 대인관계 및 개인 전문성과 업무의 불일치 여부 등을 정밀하게 진단,즉각 개선책을 마련한다.


덕분에 핵심인재의 퇴직률은 2.3%에 불과하다.


김인수 인사팀장은 "핵심인재를 관리하는 목표는 단순히 회사에 붙들어 두는 것이 아니라 조직문화에 잘 적응토록 해 일에 대한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또 외국인들이 스스로 비전을 찾아가며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난 2002년 이후 외국인 임원을 지속적으로 배출해 왔으며 내년에도 1∼2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은 삼성에 입사하게 되면 일단 'Employee Guide Book'이라는 이름의 두꺼운 책자를 제공받는다.


영어판 일어판으로 제작된 이 책에는 인사제도 편의시설 회사소개 정착정보 주거지 금융·의료 시설 이용법 등이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여기에 각 사업장에는 'Global Help Desk'라는 이름의 지원조직이 설치돼 총 20여명의 전문 인력이 배정돼 있다.


영어 요원 10명,일본어 요원 10명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핵심인재의 크고 작은 집안 일과 차량 관리,해외 출장시 입출국 비자업무 처리 등 업무수행에 필요한 제반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은 또 가족을 고국에 두고 홀로 생활하고 있는 핵심인재들을 위해 해외에 있는 가족들의 대소사도 챙겨준다.


예를 들어 부인이나 다른 가족이 일자리를 원할 경우 글로벌 인사팀을 통해 즉각 직장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외국인 핵심인재들에겐 다국적 기업 수준의 높은 연봉 외에 마케팅 기술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A,H급 인력의 경우 수백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책정돼 있다.


하지만 우수 인재를 붙들어두기 위한 가장 큰 장치는 회사의 강력한 의지다.


윤종용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틈날 때마다 "외부에서 왔다고 텃세를 부리거나 따돌리는 일이 생기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최지성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 역시 외국인들과 수시로 식사를 하며 "업무에 불편한 일이 있으면 나를 직접 찾아오라"고 주문한다.


삼성은 이를 통해 인재간 상생풍토를 조성,조직 전반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