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개미'로 불리는 개인 큰손들이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린 뒤 주식을 처분하는 과거의 불법적인 방식을 탈피,경영권을 실제로 인수하거나 기존 대주주에게 장내 매입지분을 비싸게 되파는 등 M&A 테마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나서 주목된다. 합성수지 전문업체인 세원화성의 2대주주 유선철씨가 대표적 사례다. 유씨는 지난 8월말부터 11월까지 경영참여 목적으로 약 72억원을 투자,세원화성 주식 96만5천6백50주(30.18%)를 확보했지만 최근 이 회사 최대주주측이 실시하는 공개매수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유씨는 3개월만에 약 25억원의 차익을 남기게 됐다. 공개매수 가격이 주당 1만원인데 반해 유씨의 평균 주식매입단가는 7천4백24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경영권을 위협할 정도의 지분을 사모은 뒤 기존 대주주에게 보유주식을 고가에 팔아넘기는 이른바 '그린메일'에 성공한 것이다. 거래소 상장기업인 가설기자재 전문업체인 아이브릿지의 경우 개인 큰손이 장내 매입을 통해 실제 경영권을 장악한 사례다. 개인 투자자 왕경립씨(특수관계인 포함)는 지난 7월말부터 이달초까지 아이브릿지 지분 26.86%를 매입,기존 최대주주인 아이브릿지홀딩스(25.68%)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왕씨는 아이브릿지 임시주총에서 신규임원으로 정식 선임되자 경영진 변경 등 지배구조 개선에 본격 나섰다. 코스닥시장에선 자영업자인 김용택씨가 경영권 확보를 내걸고 최근 한달여 동안 한원마이크로웨이브 지분 15.90%를 집중 매입,최대주주가 됐다. 김씨는 일부 지분을 장내에서,일부는 기존 최대주주로부터 각각 사들였으며 향후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최근 M&A를 가장한 '치고 빠지기'를 집중 감시하면서 슈퍼개미의 투자 행태가 달라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