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들의 기를 살리지 않고 어떻게 지방경제가 살아나겠습니까. 중앙정부에서 안하면 지방자치단체에서라도 해야지요."


박완수 경상남도 창원시장의 '창원 기업 사랑'이 화제다. 지난 6월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뒤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며 '기업 기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지난 6일을 'LG전자의 날'로 선포하고,일주일 동안 창원시내 곳곳에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시 홈페이지에 LG전자 홍보 영상물을 게재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창원시청 국기게양대에도 LG전자 깃발을 태극기,창원시기와 나란히 내걸었다. 기초단치단체가 특정 기업의 날을 선포하며 시민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기업홍보를 해주기는 전국에서 처음이다.


"외국에선 국민과 국가를 먹여살리는 '일등공신'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습니까. 하지만 한국에선 오히려 '기업할 맛' 안나게 반기업 정서만 팽배해지고 있어요. 지역경제의 버팀목인 기업이 해외로 탈출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지자체가 '기업 기 살리기'에 나서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창원에 가전사업본부를 둔 LG전자가 창원시의 첫 대상이 된 이유는 지역 경제 기여도가 크기 때문. LG전자 가전사업본부는 지난해 5조5천억원의 매출을 기록,창원지역 1천5백여개 기업 총매출(24조3천억원)의 23%를 차지하는 지역 최대기업이다.


박 시장은 LG전자 같이 창원경제에 큰 기여를 한 기업들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지방세 및 상하수도요금 감면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의 '기업 사랑'에는 공고를 졸업한 뒤 4년 간 산업 현장에서 일한 그의 경력도 한몫하고 있다. 훗날 대학과 행정고시(23회)를 거쳐 김해 부시장을 지내는 등 '잘 나가는' 공무원이 됐지만 그의 뿌리는 여전히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박 시장은 당선과 함께 지역경제에 기여한 경영인들에게 시상하는 '이달의 CEO(최고경영자)' 제도를 신설하는 등 지역 기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최근엔 내년 10월을 목표로 추진 중인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4개국의 10여개 기계산업도시의 시장들이 참여하는 '동북아 기계 테크노 벨트 도시' 포럼 창설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LG전자 두산중공업 등이 있는 창원은 한국의 대표적인 기계산업도시 아닙니까. 시장부터 비슷한 환경의 인접국 도시들과 활발히 교류하면 우리 기업들에 더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아 추진하게 됐습니다. 잘 사는 창원,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시장 뿐 아니라 전국민이 나서 우리 기업이 잘 되도록 도와야 합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