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의 얼굴은 하루종일 굳어 있었다. 좀처럼 흥분하지 않고 차분한 모습을 유지해 왔던 평소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경제·민생법안과 이른바 '4대 입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어떻게든 한나라당과 타협점을 찾아보려 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당내 강경파로부터 '지도력 부재'라는 비판을 받는 등 '동네북'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오전부터 이어진 연석회의와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을 강도높게 성토한 천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자청,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국민을 속이고 정치를 망친 한나라당에 배신감을 느낀다. 협상 과정에서 모욕적인 행태와 발언에도 끝까지 참았는데…"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대목에선 목소리가 높아지고 안색도 상기됐다. "이제 한나라당과의 정상적인 대화와 타협은 없다"고 '최후통첩'에 가까운 발언을 한 천 원내대표가 난국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