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말 상용화를 앞둔 차세대 다기능디지털디스크(DVD)의 세계 표준 규격이 결국 통일되지 못한 채 HD-DVD와 블루레이디스크의 양대 체제로 갈 공산이 커졌다. 주요 전기전자 메이커가 양대 진영으로 갈린 데 이어 세계 최대 영상 소프트웨어 공급원인 미국 영화 업계마저 제각각 다른 규격을 채택,차세대 DVD 규격 단일화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일본 도시바는 29일 NEC 등과 공동 개발 중인 표준 규격 HD-DVD를 미국 타임워너그룹 등 4개 영화사가 채택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영화사는 올해 상반기에 세계 DVD소프트웨어 시장에서 4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워너브러더스 뉴라인시네마 유니버설픽처스 파라마운트픽처스 등 4개 영화제작사는 내년 말부터 HD-DVD 방식에 대응한 영화 소프트웨어를 발매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블루레이 방식을 추진 중인 소니 삼성전자측은 지난 10월 '20세기 폭스' 등의 지원을 받기로 합의한 상태다. 블루레이 진영에는 이미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MGM이 가담했다. 이에 따라 차세대 DVD 규격은 VHS와 베타 방식으로 갈렸던 VTR 시장처럼 양대 규격별로 다른 기기와 소프트웨어로 제품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HD-DVD 방식을 주도하는 도시바 산요전기는 내년 10월께 미국 일본에서 전용 플레이어를 선보이고,NEC는 PC에 탑재하는 디스크 드라이브 장치를 내년 가을 업체에 공급할 방침이다. 차세대 DVD는 현행 DVD보다 3배 이상 많은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신형 광디스크로,고화질 하이비전 영상을 2시간 이상 기록할 수 있어 향후 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