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을 모토로 한 '웰빙'바람이 사회 전반에 걸쳐 유행처럼 번지던 지난 2월,중견건설업체인 한신공영 내부에서는 의미있는 한 위원회의 출범식이 있었다. 사내 40여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된 '친환경개선위원회'에서는 한신공영이 준공하는 모든 아파트의 평면설계,환기시스템은 물론 마감재의 친환경성 여부를 일일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하는 작업이 6개월에 걸쳐 이뤄진다. 위원회는 △옥탑 디자인 강화 등 미학적 디자인 △황토방 설치 등 웰빙 라이프 지원 △멋진 전망과 낮은 용적률 △첨단 홈오토메이션 △이벤트 광장 등 웰빙공동체 △풍부한 자연녹지 △건강 마감재 등 7가지로 향후 '한신休플러스'의 지향점을 간추렸다. 더불어 기존 웰빙 자재로 알려진 마감재는 물론 경쟁업체들이 사용하는 자재를 사내 기술연구소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환경 기준치와 맞는지를 검증해 '한신공영표' 마감재 목록도 작성했다. 향후 한신공영이 준공할 모든 '한신休플러스' 아파트의 마감재는 이 목록표에 올려진 제품만 사용된다. 한신공영 김진호 부사장은 "가격만 비싸고 효과는 작은 마감재 대신 검증된 친환경 자재만 선택하면 분양가에서 거품을 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이번 아파트부문 대상을 받은 서울 동작구 본동 '본동 한신休플러스' 아파트가 지난해 1월 분양 당시 5백40 대 1의 청약경쟁률로 '대박'을 터뜨린 것도 이 같은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뛰어난 교통이나 입지여건 외에 전문 조경팀이 설계한 단지 내 조경,참숯 초배지 등 친환경 자재,문자 자막방송 시스템 등이 명품 아파트로 평가받은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런 결과는 한신공영의 50년 주택건설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 50년 3월 설립된 한신공영은 그 동안 서울(7만가구) 등 전국에 20만가구가 넘는 아파트를 지은 명실상부한 주택건설 '명가'다. 이미 지난 80년대에 국내 건설업체로는 처음으로 소재 및 평면 개발,친환경 자재 개발 등을 전담하는 2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연구소와 주택연구실을 설립했다. 최근 대형 업체들이 앞다퉈 설립하고 있는 주택연구소를 이미 20년 앞서 설립해 실제 아파트에 적용해온 '웰빙 아파트의 원조'인 셈이다. 지난 2002년 11월 법정관리 중이던 한신공영을 인수한 최용선 회장이 취임식에서 밝힌 "건설 명가 재건"이라는 약속이 2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명성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법정관리 5년간 거의 전무(全無)했던 수주 실적이 작년 2조6천억원에 달한 데 이어 전반적으로 수주 물량이 급감한 올해도 1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3백96억원에 이어 올해는 매출 4천2백억원에 당기순이익 4백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한신공영의 저력은 해외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지난 8월 하노이의 26층짜리 빌딩 설계 및 감리공사(1백10만달러)를 수주한 것을 포함해 베트남에서만 17억달러 이상의 공사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또 시에라리온 공화국 전후 복구사업을 위한 주택건설사업(5억달러),중국 상하이 임시정부청사 부지개발 사업(1억달러) 등에 초청받아 수주를 검토하고 있다. 법정관리를 벗어난 뒤 자체 사업을 한 건도 하지 않고 재무 안정에 중심을 둔 경영으로 일관해온 한신공영은 조만간 대규모 자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분야는 대규모 리조트휴양단지 건립이다. 현재 간척사업을 추진 중인 경기도 화성시 화옹지구 5백만평에 골프장,리조트,펜션,철새도래지 체험박물관,콘도 등이 어우러진 리조트사업 용역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