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탤런트 오지명씨(65)가 다음달 3일 개봉되는 액션코미디영화 '까불지 마'를 통해 늦깎이 감독으로 데뷔한다.


그가 각본과 주연까지 1인 3역을 맡은 이 영화는 오씨를 비롯 최불암 노주현 등 '늙은 조폭 3총사'의 인생유전을 담고 있다.


1960~70년대 1백50여편의 액션영화에 출연했고 90년대 '순풍산부인과' 등 TV 시트콤의 코미디 배우로 변신했던 그의 45년간 연기 이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인터뷰에 임한 그는 무수한 풍상을 견뎌온 배우답게 거침없고 걸쭉한 입담을 과시했다.


-감독 데뷔 소감은.


"감독이 뭐 별거 있나? 그냥 이쪽에서 45년간 일하다 보니 우물쭈물 연출을 하게 됐지.요즘에는 영화에 대해 워낙 얘기도 많고 손님도 많이 들고 해서 한번 보여주고 싶었어.완성작을 보니 이것보다는 좀더 낫게 만들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들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만들었어."


-제목이 왜 '까불지 마'인가.


"시트콤 작가 3명이 60개를 지어 왔는데 그 중에서 골랐어.당시에 마침 열린우리당 '정 머시기'가 '60대 이상은 투표하지 말라'고 하는 말에 열받고 있다가 제목을 정했지.한마디로 늙은이들을 무시하지 말고 까불지 말라 이거지.물론 나도 감독하겠다고 까불었다는 생각이 들어.젊었을 때는 너무 쾌락적이고 현실적인 것만 추구했거든.나이가 들면서 반성하게 되더라고.요즘 젊은 친구들에게도 너무 쉽게 살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어."


-중견 배우들을 캐스팅한 배경은.


"요즘 젊은 사람들은 너무 바빠.내가 감독한다니까 더 그래.그래서 연기력이 있으면서 좀 덜 바쁘신 분들을 불렀어.나와 동갑인 최불암은 '국민배우'라는 이미지를 뒤집고 싶었어.그러면 웃기는 거지.몇 살 아래인 노주현은 70년대 멜로 쪽을 주름잡던 스타잖아.울퉁불퉁한 우리들과 달리 예쁘니까 관객들이 보기 편할 거야."


-액션 연기의 대역은 어느 정도 썼나.


"절반 정도 된다.


나는 날쌔니까 주먹으로 (연기)하는 게 많았고 최불암은 무게가 좀 나가니까 비스듬한 자세의 액션을 포착했지.와이어 액션에서 위험한 적도 있었지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어."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