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부터 48일동안 파업을 벌인 국내 유일의 나일론 원료 생산업체 카프로가 파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때 아닌 승급 잔치를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이 회사 노조는 △기본급 4.8% 인상 △특별상여금 2백80% 지급 △3공장 준공시 격려금 1백% 추가 지급 △무노동무임금 원칙 적용 △고소고발 취소 등의 내용을 담은 노사간 잠정합의안에 대해 24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67%의 찬성률로 합의안을 가결,파업을 철회했다. 그동안 노조가 기본급 10.7% 인상과 무노동무임금 원칙 철회를 요구했었던 점을 감안하면 노조가 상당히 양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노사는 합의안에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3호봉의 호봉승급(정기승급분 제외)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슬그머니 포함시켰다. 1호봉에 1.2%씩 임금이 올라 3.6%의 추가 임금인상효과가 발생하는 셈.노조는 결과적으로 '기본급 8.4% 인상'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회사측이 제시한 최종안(기본급 5.7% 인상)에 비해 50%포인트나 높아진 인상률이다. 업계 관계자는 "3년 연속 적자를 낸 회사가 노조원들을 3호봉이나 자동승진시켜 준 건 파업 때마다 타결축하금을 주던 과거의 관행과 달라진 게 없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