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약재인 웅담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간에서만 효능을 발휘합니다. 웅담을 물에 녹일 수 있다면 새로운 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바이오벤처인 프라임팜텍 유서홍 대표(55)는 곰 웅담성분인 우르소 데속시 콜린산(UDCA)을 원료로 한 루게릭병 치료제 '유스솔루션'을 개발한 배경을 이같이 털어놨다. 그는 독자기술로 유스솔루션을 개발,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임상 3상 허가를 최근 받았다. 지난 3천여년간 사용돼 온 한약성분을 루게릭병 치료제 원료로 개발한 것이다. 유 대표는 "UDCA는 미토콘드리아 막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세포의 죽음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며 "독성이 없기 때문에 뇌에 전달된다면 뇌세포가 죽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균관대 약대에 다닐 때부터 웅담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다른 약재는 성분이 수십에서 수백가지에 달하기 때문에 어떤 성분이 약효를 내는지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웅담은 UDCA 단일 성분에 가깝기 때문에 이를 연구하면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지요." 유 대표는 1982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에서 화학을 공부한 후 미국 제약회사인 인터켐에서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UDCA 연구에 나섰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밤에는 대학 연구실을 빌려 UDCA를 물에 녹이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대학과 회사에서 화학을 연구했기 때문에 성공을 자신할 수 있었습니다." 유 대표는 결국 UDCA에 수용성 탄수화물을 결합시켜 용해도를 5만배 이상 높이는 데 성공,1998년 미국에서 특허를 따냈다. 그는 2000년 귀국,프라임팜텍을 설립하고 서울대 의대 연구 팀과 함께 동물실험에 나섰다. 그는 "루게릭병에 걸린 쥐에 유스솔루션을 투여한 결과 쥐의 운동성이 현저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12월부터 서울대 병원의 루게릭병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스솔루션을 루게릭병 뿐만 아니라 파킨슨병,뇌졸중 등 다른 퇴행성 질환의 치료제로도 개발할 계획입니다." 그는 "뇌졸중에 대해서도 유스솔루션의 치료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퇴행성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신약개발에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