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심화된 국제 원자재난에다 조선업계의 수주량이 급격히 늘면서 올해 후판의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3일 철강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국내에 들어온 후판은 총 232만5천t으로 작년 한 해 동안의 164만1천t보다 79.9%나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수준에 달했다. 국내 후판 수입량은 지난 2000년 104만1천t, 2001년 107만1천t, 2002년 135만8천t 등으로 증가세를 보여 왔으나, 올해는 원자재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수입이 급격히 늘어 200만t선을 크게 넘어섰다. 지난 10월 한달간 수입량만 해도 20만9천t으로 전달보다 10.2%,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39.3%나 늘었다. 반면 올들어 지난 달까지 후판의 수출량은 55만6천t으로 작년 동기대비 33.4%나 급감했다. 이같은 후판의 수입량 증가세는 올들어 지난달까지 철근의 수입량이 작년보다 31.1% 감소하고 형강류도 27.5% 줄어드는 등 여타 철강재의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후판 수입량 증가에 힘입어 올들어 지난달까지 전체 철강재의 수입량도 1천463만4천t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 증가했다. 올들어 후판 수입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은 연초부터 지속된 원자재 난으로 후판의 공급이 부족해진 데다 특히 올들어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량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호황을 보이면서 후판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최근 발주된 엑손모빌 2단계 프로젝트의 LNG선 발주물량중 대부분을 수주하는 등 대규모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수주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상황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005490]는 설비 증설과 노후 설비 교체 등을 통해 오는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연간 후판 생산량을 90만t가량 증설키로 했으나, 만성적인 후판부족 현상을 해소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어서 조선업계의 후판 부족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이 급등하는 데다 물량도 부족해 해외에서 수주를 많이 해도 선박 건조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마저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