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19일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민자 SOC(사회간접자본)투자 등 경기 부양에 쓰려는 재경부의 정책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복지부 홈페이지(www.mohw.go.kr)의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국민연금기금을 '경제활성화를 위한 종합투자계획'(한국형 뉴딜)에 동원하거나 적대적 인수ㆍ합병(M&A)에 맞서 국내기업 경영권 방어 등에 사용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 정부 내에서 상당한 정치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김 장관의 반대 발언을 계기로 약 10조원의 연기금으로 SOC 투자를 통한 경기부양,주식 투자를 통한 경영권 방어,복지 확충 등 다목적 정책사업을 추진하려던 정부의 계획이 대폭 수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장관은 이 글에서 "국민연금은 5천만 국민의 땀의 결정체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선 좀더 면밀한 검토와 토론이 필요하다"면서 "애초 취지에 맞지 않게 잘못 사용하면 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재경부의 투자확대 계획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콩 볶아 먹다가 가마솥 깨뜨린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국민연금 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부처간 다툼으로 비쳐질 여지가 있어 참고 참았지만 경제부처가 너무 앞서가는 것 같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경제부처는 국민연금 운용에 대해 조용히 조언하는 것에서 그쳐야 한다"고 재경부를 정면으로 공박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