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차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20일(한국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문제를 집중 협의한다. 노 대통령은 미·중 정상과 회담을 통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고 4차 6자회담의 조기 개최 분위기를 유도,답보상태인 북핵문제에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20일 개최될 한·미 정상회담은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2기 내각을 대북 강경·보수론자들인 '네오콘'(신보수주의자)으로 대거 포진시키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9일 산티아고에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의 회담에서 북핵문제와 관련,한·미 공조의 틀 안에서 한국이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뜻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이날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산티아고에서 별도 회담을 갖고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반 장관은 특히 "노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고 6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통한 빠른 시일내 평화적 해결 원칙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반 장관은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 발표문이나 별도의 성명서는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벽 후진타오 주석과 회담에서는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양국이 공동 노력키로 협의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21세기 공동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키로 했다.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6개월간 교역량이 전년보다 73% 증가한 점을 평가하고 한국기업이 칠레의 인프라 구축사업 및 광물자원 개발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한편 21일 개막되는 APEC 회의에서는 △부패 공무원에 대한 도피처 억제 및 도피 재산 환수를 위한 강력한 법 제정 등 '반부패 행동계획' 채택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진척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회원국들의 노력 증진 △무역자유화 강화 등에 대한 공동선언이 채택될 예정이다. 산티아고(칠레)=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