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21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위안화의 변동환율제 채택 압박을 가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WSJ는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달러가치 급락세가 지속되면서 각국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눈길은 중국 위안화에 쏠리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실제로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태국 방콕 APEC 정상회의 때도 비슷한 언급을 한 적이 있으며,이후 중국은 현 달러화 페그제(달러당 8.27위안)에서 변동환율제로 전환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들을 취하기 시작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만약 부시 대통령의 압력이 성과가 있을 경우 미국은 중국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국 통화의 평가절상을 이끌어내고,유럽연합(EU) 국가들은 유로화 강세 움직임을 어느정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앞서 지난 17일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런던의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연설에서 미국의 '강한 달러' 정책은 불변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통화 가치는 어디까지나 시장 원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모건스탠리의 외환 담당 스테픈 젠 이사는 "미국이 경상적자 해소를 위해 달러 약세를 계속 묵인하면서 국제금융 정책의 초점을 위안화 평가절상에 모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