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셜포럼의 부의장을 맡고 있는 제임스 루니 마켓포스 사장은 18일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의 퇴진은 한국에서 혁신적 기업가형 최고경영자(CEO)가 나오기 어려운 분위기임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루니 사장은 이날 뉴욕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설과 질의 응답을 통해 김 전 행장이 물러난 것은 "관료들이 시장에 대고 정부 정책을 방해하지 말라,방해하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 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행장은 회계잘못으로 금융감독위원회의 징계를 받아 물러났지만 금융계 안팎에선 LG카드지원 등 정부정책에 협조하지 않아 쫓겨났다는 시각도 많았다. 루니 사장은 "김 전 행장같은 혁신적 기업가형 CEO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이번 사건은 그런 씨를 잘라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경제를 잘 알아 관료들에게 휘둘리지 않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순진해서 실수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면에선 청와대의 리더십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루니 사장은 고시합격 후 나라를 위해 봉사할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공무원들에 대해 어느날 새로운 패러다임을 들이댐으로써 공무원들이 나가라는 위협으로 인식하고 '존재의 이유'까지도 고민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루니 사장의 연설은 대부분 한국경제의 역동성과 밝은 미래에 초점이 맞춰진 데다 한국 사람보다도 더 효율적으로 한국경제의 현실과 앞날을 긍정적으로 설명,참석자들로부터 '최고의 국가 설명회'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