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훈 <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 2004 글로벌경영대상 선정위원장 > 삼성경제연구소는 2004년 하반기 이후의 경제전망을 하면서 제조업 생산증가율이 2003년 5.2%에서 2004년 상반기 중 11.6%로 늘어났으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실적 격차가 2003년 중 4.1%포인트에서 2004년 상반기 중 9.1%포인트로 확대됐다고 통계청의 자료를 인용해 분석했다. 경제 성장이 전적으로 수출에 의존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은 계속 성장하는 반면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되는 시장주도의 구조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의 경기가 살아나고 미국도 정보기술(IT) 버블의 붕괴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회복되고 있다. 한국의 수출 상품 구성을 보면 주로 고가품 수출이 증가하고 저가품은 이미 중국으로 이전되면서 세계 시장에서도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은 내부 역량의 강화와 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서 생긴다. 동시에 이 두 가지 요소가 서로 독립적인 면도 있으나 시장에서는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브랜드 이미지는 시장에서 상품이나 판매 채널뿐만 아니라 기업의 혁신적인 활동도 평가해 이뤄진다. 잘 알려진 브랜드를 갖고 있는 기업들도 기업 활동 자체가 침체된 경우 시장에서 사라지는 사례가 많다. 더욱이 기업의 내부 활동이 인터넷을 통해 즉각 세계 시장에 알려지면서 소비자 이미지는 과거 실적에 근거하지 않고 향후 전망으로 형성되는 투기적인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과거에 종합상사의 창구를 통해 세계 시장에 접근하던 한국 기업들은 이제는 독자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진출해야 한다. 판매 채널의 경제적인 규모 때문에 대기업이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웠던 세계 시장도 새로운 통신 수단으로 작은 규모로도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고 물류도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은 기업 활동의 독창성에 달려 있다. 시장에서의 위치,외부 역량을 최대로 활용하는 운영의 독창성,소비자와의 신속하고 정확한 통신,그리고 금융시장에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능력 등이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경쟁력은 기업 환경의 변화가 아니라 기업 내부 혁신으로 강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