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의 소형 SUV "CR-V"는 어코드 못지 않게 혼다의 분위기가 넘쳐나는 모델이다.


2.4 엔진에 4륜구동 방식을 채용한 CR-V는 SUV의 유틸리티(Utility.다목적 활용도)는 살리면서 승용차와 같은 쾌적성과 뛰어난 운동 성능을 표방하고 있다.


1995년 데뷔 이후 세계 시장에서 1백80만대 이상이 판매된 히트 상품이지만 외관은 딱히 감동적이거나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지나치게 보수적일 정도로 밋밋하다는 반응이 대세.직사각형에 가까운 헤드램프에 시작되는 측면 외관도 균형 잡힌 자세와 단정한 이미지가 부각될 뿐 역동적이지 않다.


하지만 CR-V는 높은 운전자 편의성과 공간활용도,탄탄한 차체 안전도,안락한 주행성능이라는 내공을 갖추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계기판 오른쪽에 붙은 기어박스.센터 콘솔박스를 없애 운전석 주위의 공간 활용도를 크게 높였다.


대신 접이식 테이블을 폴딩방식으로 만들어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모두 24개에 달하는 다양한 수납공간을 곳곳에 배치,편의성을 높였다.


시트도 높게 설계,탁 트인 전방시야를 제공하고 뒷좌석은 6대4로 분할시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승용차인 시빅(CIVIC)의 플랫폼을 베이스로,오프로더(off-roader)가 아닌 도심형 SUV를 컨셉트로 삼고 있는 만큼 경쾌한 감각의 주행성능도 매력적이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부족함이 없는 가속성능을 갖춰 1백60km/h까지는 거침없이 올라간다.


디젤엔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끄러운 가속이다.


전자식 4바퀴 제어시스템도 가속,험로주행시 출력을 4바퀴에 골고루 배분,운전자의 의도에 맞게 차체를 탄력있게 움직이게 한다.


덕분에 연비는 높이는 대신 배기가스를 저감시켜 3천3백90만원(4WD 기준)이라는 낮은 가격대가 주는 경제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프론트 듀얼 에어백을 비롯해 앞좌석 사이드 에어백,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ABS,TCS 등 이 가격대의 모델로서는 넘치는 안전장치를 갖춘 것도 보이지 않는 미덕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