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에 대적하는 고급 자동차를 생산하라!'


지난 83년 8월 도쿄에서 자동차로 한시간 거리의 도요타자동차 본사에서 비밀리에 열린 간부회의.


1970∼80년대 중·소형차 브랜드로 입지를 굳힌 이 회사의 도요타 에이지 회장은 회사의 명운이 걸린 초특급 프로젝트 'F1'을 공개했다.


세계 최고에 대적하는 고급차를 만들자는 것.F는 회사의 주력상품,숫자 1은 '넘버 원'을 뜻했다.


이를 위해 1천4백여명의 엔지니어와 2천3백여명의 기술자,60여명의 디자이너 등이 동원됐다.


6년여 동안 순수 개발비만 10억달러 이상 쏟아부었고 양산에 앞서 시험한 기본 모델만 4백50여개에 달했다.


그 결과 나온 첫 작품은 지난 89년 9월 미국 시장에 선보인 고급 세단 LS400.'렉서스' 브랜드의 첫 모델이다.


이후 렉서스는 2년만에 메르세데스 벤츠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입 고급 자동차로 자리잡았다.


'렉서스-세계를 삼킨 거대한 신화'(체스터 도슨 지음,서지원 옮김,거름)는 도요타가 렉서스를 앞세워 세계 고급차 시장을 어떻게 석권했는지 보여준다.


최고의 소비집단이던 보보스 족을 겨냥한 미래지향적 마케팅 전략,도요타가 아니라 '렉서스'만을 내세운 독립적 브랜드 전략,일본에서 생산하면서도 일본에서는 팔지 않는 글로벌 전략 등 렉서스만의 독특한 성공전략이 돋보인다.


아울러 미국시장 진출 초기의 실수와 성공가도를 달리다 침체기에 빠졌던 점 등 어두운 면도 함께 기록하고 있다.


3백84쪽,1만3천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