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국민은행장의 스톡옵션이 금융계에 주목을 끌고 있다. 스톡옵션의 조건,행사가격 등이 매우 깐깐하게 정해져 증시상승에 따른 '무임승차'를 철저히 차단했기 때문이다. 강 행장이 받은 스톡옵션은 기본 50만주,성과연동형 20만주등 총 70만주.수량은 김정태 전 행장과 똑같다. 하지만 행사조건이 철저히 실적과 연동돼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우선 김 전 행장은 아무 조건없이 기본수량 50만주를 받았지만 강 행장은 행사시점(2007년 11월2일)에 ROE(자기자본이익률)와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각각 25%,12%를 넘겨야 50만주를 전량 행사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수량이 27만주까지 줄어들고 ROE와 BIS비율이 각각 10%를 밑돌면 행사수량은 제로(0)다. 지난 9월 말 현재 국민은행의 ROE와 BIS비율이 각각 10.27%,10.39%인 점을 감안하면 쉬운 조건이 아니다. 20만주 역시 주주수익률이 은행업종지수를 웃돌아야 한다. 행사가격은 은행업종의 주가지수에 연동돼 '3만7천6백원+(3만7천6백원×은행업종주가지수 상승률×0.4)'로 결정된다. 은행업종지수 상승률이 높을수록 행사가격이 높아져 강 행장에게 불리한 셈이다. 가령 3년 후 국민은행 주가와 은행업종지수가 모두 50% 상승하면 강 행장의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3만7천6백원에 7천5백20원(3만7천6백원×0.5×0.4)을 더한 4만5천1백20원이 된다. 3년 후 국민은행 주가는 부여시점(3만7천4백원)보다 50% 오른 5만6천1백원이 돼 강 행장은 스톡옵션 1주당 1만9백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총 이익은 76억3천만원(1만9백원×70만주)이다. 반면 은행업종지수는 30% 오르고,국민은행은 50% 오를 경우엔 스톡옵션 총 이익은 97억9천만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김 전 행장의 스톡옵션이 물의를 빚었던 점을 의식해 이사회가 강 행장에게는 한층 요건을 강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