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금융회사인 HSBC(홍콩상하이은행)가 제일은행을 인수한다.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에 이어 HSBC까지 본격 상륙함에 따라 국내 은행권은 외국계와 토종 은행간 경쟁이 격화되고 은행간 인수·합병 압력이 더욱 거세지는 등 격변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의 대주주인 뉴브릿지캐피탈은 HSBC와 제일은행 지분 매각협상을 거의 마무리하고 금명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가격은 주당 1만5천~1만7천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대상 지분에는 뉴브릿지캐피탈과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는 제일은행 주식 대부분이 포함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연말쯤엔 딜 클로징(deal closing·본계약과 대금입금 등 모든 법적 절차의 마무리)이 가능할 것"이라며 "HSBC는 내년 1월3일부터 경영권을 행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제일은행의 주주 및 지분율은 뉴브릿지가 48.56%(9천9백99만주)로 경영권을 갖고 있으며 예금보험공사 48.49%(9천9백85만주),재정경제부 2.95%(6백69만주) 등이다.


총 발행주식수는 2억5백92만주로 매각대금이 주당 1만5천원이면 총 매각가격(매각대상 지분량에 따라 변동 가능)은 3조8백88억원,1만7천원이면 3조5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주식수가 2억주로 비슷한 한미은행의 총 매각가격(주당 1만5천5백원)과 비슷하거나 높고 뉴브릿지가 지난 99년 말 매입했던 가격 5천원의 3∼3.4배에 달한다.


뉴브릿지는 HSBC와의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 예금보험공사에 지분매각 계획을 통보하고 예보측 지분도 매각대상으로 내놓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예보와 뉴브릿지가 99년말 체결한 계약서에 따르면 예보는 뉴브릿지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동참을 요구할 경우 동일물량을 동일가격에 내놓아야 할 의무가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