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1주년 맞은 열린우리당.. 바람 잘날 없었던 거대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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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로 창당 1주년을 맞은 열린우리당의 표정은 밝지 않다.
원내의석 47석의 '미니여당'에서 지난 4월 총선을 통해 1백52석의 과반 여당으로 도약했지만 최근 경제난 속에서 내부 불협화음과 지지율 하락까지 겹치며 좀처럼 '난국타개'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열린우리당은 외형적으로는 대성공을 거뒀다.
의원 47명이 민주당을 탈당해 당을 창당할 때만 해도 원내 과반의석을 가진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을 꿈꾼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지금의 면모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열린우리당의 자체 노력보다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역풍이라는 외부요인이 승리의 결정적 변수였다.
그러나 외적 성장과 달리 내용면에서는 '기대 이하'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 같다.
총선 직전 40∼50%대에 이르렀던 지지율이 20%대로 반토막이 된 게 열린우리당의 현재 성적표다.
6·5와 10·30 지방 재·보선에서의 잇단 패배는 민심이반의 방증이다.
아파트 분양원가공개 등 각종 정책을 둘러싼 당·정·청간의 잇단 혼선과 갈등,민심과 동떨어진 개혁드라이브와 이에 따른 거센 역풍,국민여론을 외면한 행정수도 밀어붙이기와 헌재의 위헌결정,16대 국회의 닮은 꼴인 대결정치,가시적인 성과물 없는 개혁구호 등이 가져다 준 결과다.
이제 열린우리당은 지지율 하락 등 여러가지 악재 속에서 과반의석 붕괴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선거법 위반 등으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는 의원들이 늘고 있어 이르면 연내에 원내 과반선이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10여곳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4월 국회의원 재·보선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열린우리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형법 보완 등 개혁입법처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지만 여론의 낮은 지지와 한나라당의 결사저지 속에서 이를 관철해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등 당내 중도·보수파의 세결집 움직임도 지도부로서는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