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6조원 수준인 생활가전 부문 매출을 오는 2007년까지 1백억달러(약 12조원)로 2배가량 늘리는 내용의 '생활가전 르네상스'를 선언했다. 또 생활가전 수익률을 8%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세계 각 지역별·주력 제품별로 1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이문용 삼성전자 생활가전총괄 부사장은 4일 전남 광주의 생산자회사인 삼성광주전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부사장은 "전세계 생활가전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든 탓에 연평균 성장률이 3%에 불과하지만 그 동안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투자 인력 제품라인업 등을 대폭 강화한 만큼 세계적인 경쟁자들을 제치고 초일류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생산거점 재편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부문을 초일류로 만들기 위한 첫 단계로 글로벌 생산기지 재편작업을 마무리했다. 세탁기 에어컨 생산라인을 광주공장으로 보낸 수원은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전략 마케팅 거점으로 특화되고,새로운 생산라인을 보강하게 된 광주공장은 앞으로 내수 제품과 수출용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는 거점으로 육성된다. 글로벌 생산기지에 대한 역할 조정도 일단락돼 중국 쑤저우 사업장은 △분리형 에어컨 △중소형 드럼세탁기 △중대형 냉장고 등의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위상이 강화됐다. 올 초 국내 생산을 중단한 전자레인지 사업은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특히 태국은 냉장고 에어컨 등 중저가 제품 생산거점으로 육성된다. 멕시코는 북미시장을 뚫는 교두보다. 삼성전자는 또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오는 2007년까지 북미 동유럽 독립국가연합(CIS) 등지로 신규 진출하거나 생산시설을 확대재편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제품 고급화로 승부 삼성전자는 생산거점 재편작업과 함께 제품 고급화 전략을 병행키로 했다. 우선 양문형 냉장고,시스템 에어컨,드럼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강화해 지난해 55%였던 고급 제품군의 비중을 내년에는 65%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고급 모델을 앞세워 세계 가전제품 시장의 55%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와 유럽 지역을 집중공략키로 했다. 특히 이 지역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을 살 때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와 함께 식기세척기 오븐 등을 패키지 형태로 원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식기세척기 오븐 등을 직접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부가가치가 낮은 소형 창문형 에어컨,단기능 전자레인지 등 저가 제품을 과감하게 축소 또는 단종시키기로 했다. 이충전 삼성광주전자 대표(부사장)는 "서울·경기(1백37개사) 영남(38개사) 충청(17개사) 등지로 분산돼 있는 협력업체들이 광주 지역으로 옮겨올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라며 "광주공장이 협력업체와 함께 지역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