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공공기관 혁신, CEO가 핵심이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강윤관 < 산업기술시험원장 >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다.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한국의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특히 공공부문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올해 국가 경쟁력 순위는 작년도 18위에서 29위로 떨어졌고 공공 부문은 36위에서 46위로 크게 뒷걸음질친 것으로 평가됐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공공부문의 혁신을 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이 낮게 평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간부문은 시장을 매개로 하여 경쟁이 강제되고 있어 변화와 혁신이 자생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공공부문은 이러한 메커니즘이 작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부문을 변화시키고 혁신시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공공기관은 기본적으로 국민과 국가사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정부로부터 자금지원과 독점권을 부여받아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국민과 고객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첫째,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둘째,고객과 민원인에 대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많은 기관들이 그 독점적 지위로 인해 고객에 대해 왕왕 군림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이상 그와 같은 자세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공기업도 고객으로부터 버림받는다면 퇴출될 수밖에 없다"고 어느 공기업 사장이 말했듯이 이제는 공공기관도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모든 시스템을 시급히 고객과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혁신을 추진함에 있어 정부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공공기관의 혁신을 촉진하고 성공시키기 위해 정부가 중점을 두어 해야 할 사항을 몇가지 언급해 보고자 한다.
첫째,무엇보다도 유능하고 개혁적인 최고경영자(CEO)가 임명되도록 해야 한다.
혁신은 강제로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 구성원들의 마음이 바뀌어야 하고 그 구성원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 CEO의 역할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고객 지향적이고 혁신적인 과제들은 고통이 수반되기 때문에 권위주의와 무사안일에 물들었던 사람들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이들을 설득해 혁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개혁적이면서 조직운영 능력이 탁월한 CEO의 임명은 필수적이다.
과거의 개혁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무능한 낙하산 인사에 의해 나눠먹기 식의 방만한 운영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둘째,공정한 평가를 통해 혁신을 견인해야 한다.
어느 사회나 시대를 불문하고 개혁에는 반드시 반대하고 저항하는 세력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를 잘 관리하고 극복해야만 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공한 성과물은 진실되어야 한다.
개혁적인 성과물이라고 알려진 내용들의 실상이 과대 포장된 허구인 것으로 드러난다면 개혁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반대 세력에게 반대할 명분만을 제공하게 되고 정작 혁신적인 성과물조차 잘못된 것으로 매도당해 혁신세력의 의욕마저 좌절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혁신과 관련해 우수기관을 지정하거나 우수사례를 발굴 선정할 때에는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될 기관이나 검증되지 않은 사례가 포함되는 일이 없도록 보다 세밀하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공정한 평가야말로 개혁을 견인할 수 있는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정부 자신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혁신 과제인 것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들의 혁신의지가 크게 고양돼 있고 실제로 많이 바뀌고 있다.
어느 공공기관의 노조 위원장이 "과거에는 무능한 낙하산 인사와 담합에 의해 노조의 권한을 신장시켜 왔으나 지금은 그 때와 다르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 내용을 음미해 보면 현재 공공기관들의 혁신 의지가 어느 수준인지,또 얼마나 변화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비춰볼 때 WEF가 평가하는 우리나라 공공부문의 경쟁력 순위도 머지않아 많이 높아질 것이다.
ykkang@ktl.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