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호(23).성실(21)남매는 인터넷에서 의류 신발 안경 가방 등 패션상품을 판다.


패션상품은 진입장벽이 낮아 인터넷에서 쉽게 팔수 있는 반면 유행을 잘 타는 게 특징.이에 따라 이들 남매는 틈새 시장을 발굴해 유행 제품을 팔다가 경쟁자들이 등장하면 아이템을 즉각 교체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서울대와 전문대에 졸업반이어서 시간 여유도 없고 장사 밑천도 적어 차선책으로 이같은 틈새시장 공략법을 쓰고 있다.


요즘 월 매출은 1천만원선.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2천만원의 수입을 거뜬히 올렸으나 올들어 장사에 할애하는 시간이 줄어들다보니 매출이 뚝 떨어졌다.


그러나 가격 경쟁이 덜한 틈새 품목을 취급한 덕분에 마진은 20%를 웃돈다.


부업 성격의 장사치곤 벌이가 괜찮은 편이다.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지만 이들 남매의 장사경력은 벌써 4년째다.


지난 2000년 부친의 사업실패로 가계수입이 뚝 끊기면서 오빠 성호씨가 장사에 뛰어들었다.


신발에 관심이 많았던 성호씨는 지방할인 매장을 뒤지며 제품을 수집했다.


창업 자금이라야 30만원 남짓.돈이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제품 구색도 갖출 수 없었다.


하지만 제품을팔아 현금이 모이는 대로 다시 제품을 사서 파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돈은 불어났다.


"유행할 조짐을 보이는 제품을 잘 발굴해서 서시히 사들이는 게 성공 비결입니다.


유행 상품을 섣불리 예단하고 한꺼번에 사들일 경우 위험이 너무 크죠" 조씨 남매는 패션 흐름을 읽기위해 쇼핑몰 패션사이트를 샅샅이 뒤지고 유행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사냥(헌팅)'한다.


유행을 감지해 내는 그의 감각은 수준급에 올라 2002년에는 "대박"을 터트린 적도 있다.


우연히 일본의 패션사이트를 뒤지다 무늬가 있는 운동화끈이 유행하는 것을 발견하고 공장에 주문을 냈고 예상대로 제품들은 날개 돋힌듯 팔려 나간 것."한쌍 가격이 6천~1만원에 달해 마진율이 80%이상 이었습니다.


경쟁자들이 출현하기 전까지 석달 장사로 4천만원을 벌어 들인 적이 있지요" 틈새시장은 실패할 위험도 있다.


유행을 점치고 사들였던 제품이 예상과 빗나갈 경우 사장되는 경우도 부지기수.틈새 품목을 찾아 해외바이어와 거래했다가 돈만 날린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조씨 남매는 현재 외국 거래처만 10여곳에 달한다.


그는 이제 노하우가 생겨 유행조짐이 보여도 소량만 구입한 후 시험 판매를 해 본다고 했다.


"유행여부를 확인하는 비법이 있습니다.


서울 강남쪽의 주문이 많으면 십중팔구는 히트를 칩니다.


반면 주문이 지방쪽으로 넘어가면 품목교체시기지요" 자금력이 부족한 이들 남매의 최대 현안은 재고를 소진시켜 자금회전율을 높이는 것.그래서 재고가 예상되는 제품은 사은품으로 끼워서 그때 그때 소진시키고 있다.


이 전략은 단골확보에 큰 효과를 낸다.


졸업을 앞두고 둘 다 바빠진 만큼 철저한 역할분담으로 시간효율을 높이고 있다.


성호씨는 제품발굴과 조달을,성실씨는 제품 판매기획에서 고객관리 사이트관리 등을 맡고 있다.


물론 제품포장.발송은 온 가족이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