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와 호흡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의사와 간호사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책 두 권이 나왔다. 도서출판 부키가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기획한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 세번째, 네번째권으로 출간된 '의사가 말하는 의사'와 '간호사가 말하는 간호사'. '의사가 말하는 의사'에는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개인병원, 공공의료기관에서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안과, 신경과, 정신과, 응급의학과, 마취통증과 등 전문과목별 의사 20명이 그들의 일과 생활, 애환, 고충과 보람 등을 담담하게 풀어놓고 있다.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 만큼 실수를 해서는 안된다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으로 실수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일, 그 실수를 환자에게 솔직하게 고백하며 용서를 구했던 일 등을 들려준다. 소명의식으로 환자를 대하지만 환자의 태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진료 태도가 달라졌던 약한 모습도 가감없이 보여준다. 256쪽. 9천500원. '간호사가 말하는 간호사'는 13명의 전ㆍ현직 간호사가 간호사의 세계에 대해 솔직하게 풀어놓은 간호사 생활 보고서다. 응급실, 수술실, 인공신장실, 중환자실, 일반 병동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와 의료 소송 매니저, 항공전문 간호사, 호스피스, 남자 간호사 등 다양한 분야의 간호사들이 의료현장에서 겪은 일들을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사랑으로 보살펴야 하는 환자들은 간호사들에게 애증의 대상이다. 간호사이니 무엇이든 다해달라고 막무가내로 떼쓰는 환자, 의사에겐 굽실거리면서 간호사에게는 함부로 대하는 환자 등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숨기지 않는다. 동료 의료인임에도 간호사를 아랫사람처럼 대하는 의사들을 흉보기도 하고, 간호사끼리의 사소한 갈등에 대해서도 숨김없이 드러낸다. 그러면서 그저 친절하고 환자들에게 웃어주기만 하는 간호사가 아니라 실력을 갖춘 간호사가 되어야만 의료현장의 주변인으로 전락하지 않는다며 훌륭한 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204쪽. 9천500원.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