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부터 수능 9등급제 및 학교생활기록부 '원점수+석차등급 표기제'를 주요 골자로 하는 새 대입제도가 시행되면 입시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대학 입시에서 수능보다는 학생부(내신)의 비중이 커지고 논술,구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의 영향력도 늘어날 전망이다. ◆수능 9등급제,1등급 4%=수능 성적은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없애고 1∼9등급으로만 제공한다. 1∼2점 차를 놓고 벌이는 점수경쟁을 막고 대학의 학생부 중심 전형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논란이 됐던 1등급의 폭은 '상위 4%'로 확정했다. 등급을 9등급보다 더 세분화하면 치열한 석차경쟁을 막을 수 없고 등급수를 축소하면 변별력 확보가 어렵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다만 내신 중심의 전형이 정착되면 등급수를 9단계에서 더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고교수업과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과목의 소재를 한 문제에 녹이는 방식의 '통합교과적 출제'가 폐지되고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출제한다. 종전 '학력고사'처럼 바뀌는 셈이다. 수능 출제위원에 고교 교사를 50% 이상 포함시키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출제방식도 '문제은행식'으로 바꿔 2010학년도부터 전면 실시하며 이때부터 연간 2회 시험을 치르거나 이틀에 걸쳐 시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시험영역은 유지하되 선택 대상 과목수(51개)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된다. ◆내신 상대평가 강화='내신 부풀리기'로 땅에 떨어진 학생부의 신뢰도를 높이고 독서 등 비(非)교과 평가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교과성적에 '원점수+석차등급 표기제'를 도입한다. 절대평가로 대부분이 '수'나 '우'를 받았던 성취도,즉 평어를 없애고 원점수를 과목평균,표준편차와 함께 표기한다. 상대평가를 도입하는 것이다. 또 시안에 없었던 '학교장 학업성적관리책임제'를 시행하고 올해 말까지 전국 고교의 10%를 대상으로 '내신 부풀리기' 실태를 조사,내년 초 대책을 발표한다. 아울러 과목별 석차(석차/재적수)를 9등급의 '석차등급(이수자수)'으로 바꿔 과열 경쟁을 막는다. 독서 봉사 특별활동 등 비교과영역의 평가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교과별 독서 매뉴얼을 개발하고 2007년 고교 신입생부터는 독서활동을 교사가 확인해 학생부에 표기한다. 평가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교사들은 2006년부터 교수·학습계획과 평가계획,기준 등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교육부는 또 교사가 달라도 같은 과목이면 같은 시험을 치르는 현행 '교과별 평가'방식을 가르치는 교사마다 따로 시험을 치르는 '교사별 평가'로 전환해 2010년 중학교 신입생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대입 전형 특성화,전문화=2005년부터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을 채용,특성화된 전형모형을 개발하도록 하고 충원율 취업률 재정상태 등 각종 정보도 공시하도록 유도한다. 2007년에는 농어촌,중소도시,실업계 및 저소득층 학생 비중 등 대학구성원 다양성 지표를 공개하고 서울대가 도입한 지역균형선발전형 및 실업계고 출신자,사회적 소외계층,농어촌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특수목적고 학생을 위해 동일계 특별전형을 도입하며 예·체능계 학생에 대해선 수능성적 최저자격기준을 완화하고 학생부와 실기 위주로 선발한다. 아울러 대학에서 학생부 자료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도록 정시모집 일정을 확대하거나 현행 3개 모집군을 축소하는 등 대입전형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