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2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의 3분기 매출은 6조5천4백억원으로 2분기보다 9.0% 줄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34.9%,11.7% 감소한 4천6백40억원과 4천5백억원에 그쳤다. 기아차의 매출은 3조3천8백53억원으로 13.1% 축소됐다. 영업이익은 1천2백8억원,순이익은 8백50억원으로 각각 7.1%,54.4% 줄어들었다. 이는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날 시장의 반응은 '괜찮다'였다. 현대차는 5만3천8백원으로 전날보다 2.08% 올랐다. 기아차도 1만1백50원으로 0.99% 상승했다. 현대차에는 CSFB 골드만삭스 도이치 등 외국계 증권사를 통한 매수 주문이 이어졌다. 3분기 실적은 나쁘지만 4분기부터 실적 호전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시각이 반영된 결과다. 해외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현대차의 쏘나타,기아차의 뉴스포티지 등 신차 매출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따라서 3분기 실적보다는 4분기 전망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원자재값 상승이 실적 악화 주범 한화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3분기 실적은 최악의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수웅 연구위원은 "재료비의 5%를 차지하는 자동차 강판 가격이 50% 정도 오른 게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현대차의 판매관리비 등은 오히려 줄고 있어 경영 효율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4분기에는 실적 개선 폭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또 신차 출시에 맞춰 구형 쏘나타의 재고를 처분하는 등 마케팅 전략상 비용 지출이 많았지만 4분기부터는 정상적인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증권과 현대증권도 4분기 이후 양사의 실적 호전을 예상,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다. ◆현대차 국내외 시장점유율 확대 현대차의 경우 올들어 3분기 말까지 미국시장에서 31만9천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3.1%의 신장률을 나타냈다. 서유럽시장에선 판매대수가 20.6%,인도에서는 36.1% 증가했다. 중국시장에서도 9만4천대를 판매해 1백54% 늘어났다. 또 내수시장에서 50.1%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국내외 시장의 점유율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차측은 글로벌기업으로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어 올해 매출목표인 26조9천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원화 강세(원·달러환율 약세)와 고유가란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환율 하락은 부담이다. 수출 채산성이 그만큼 나빠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종원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경영환경이 4분기에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조업일수 확대와 쏘나타 뉴스포티지 등의 판매 증가 등으로 수익이 개선돼 주가의 하락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