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자이툰부대에 대한 잇따른 테러 위협 속에 현지 시간으로 27일 오후 부대 인근에서 폭발물이 터지자 테러단체의 소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대 인근에 대한 지뢰탐색 등으로 대부분 폭발물이 제거된 것으로 알려진데다가 이라크 저항세력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이 한국군 철수시한으로 설정한 시기에 맞춰 폭발물이 터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폭발물은 자이툰부대 정문 초소 왼쪽의 외곽 경계선으로부터 500m 떨어진 지점의 목초지에서 터지는 바람에 방목중이던 양 24마리만 죽고 인명피해는 나지 않았다. 자이툰부대와 현지 경찰은 이번 폭발이 현지에 유입된 테러단체의 소행인지 아니면 땅 속에 매설된 지뢰나 불발탄이 양들에 의해 터지면서 생긴 단순사고인지 여부를 놓고 조사중이다. 자이툰부대 관계자는 "로켓추진수류탄(RPG) 등에 의한 테러공격 보다는 땅에 매설됐던 폭발물이 터져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단순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과거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통치 시절 정부군이 이 지역에 주둔하면서 매설했거나 남겨두고 간 지뢰 또는 폭발물이 양떼에 의해 충격을 받으면서 터졌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테러세력의 잇따른 위협과 숙영지 주변 등에 대한 폭발물 제거작업이 이뤄진 점에 비춰 단순 폭발로 추정하기에는 의문점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자이툰부대는 9월 23일 현지에 안착하기 이전에 영내는 물론 인근 지역에서 대대적인 지뢰 탐지 작업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물이 터진 지점에는 과거에도 양떼들이 지나다녔는데도 아무런 사고가 없었는데 하필 자이툰부대가 주둔한 이후 폭발물이 터졌다는 점도 단순사고가 아닐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이라크 저항세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최근 3차례에 걸쳐 자이툰부대에 협박을 가한 사실은 단순사고 보다는 오히려 테러공격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라는 게 군 일각의 시각이다. 폭발물이 터진 27일은 한 이슬람 웹사이트에 `한국군을 철수하지 않으면 1주일 이내에 테러를 가하겠다'는 협박성 글이 올라온 18일부터 8일째 되는 날이다. 이달 10일께도 자칭 동남아 알-카에다 조직망이라고 소개한 '하무드 알마스리'라는 이슬람 순교단체가 "14일 이내에 한국군이 철수하지 않을 경우 한국군과 한국내 시설물을 공격하겠다"는 경고문을 '몬타다'라는 아랍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이 밖에도 "모든 무자헤딘들은 아르빌에 기동대를 보내 한국군을 공격하라"는 테러위협이 24일 '오픈포럼'이라는 아랍어 웹사이트에 오르는 등 한국군에 대한 테러위협이 잇따랐다. 이러한 테러 위협 속에서 최근에는 아르빌 현지의 시설보호경비대장이 이라크테러단체의 소행으로 보이는 공격으로 목숨을 잃으면서 자이툰부대 주변에 긴장이 고조됐었다. 따라서 자이툰부대의 작전을 지휘하고 있는 합참 작전본부(본부장 김관진 육군중장)이 사고가 난지 16시간이 지나도록 브리핑을 하지 않고 취재요청도 거부한 것은 테러가능성에 따른 파문을 우려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