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27일 올들어 3분기말까지 1천1백4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7% 늘어났다. 건설경기가 침체된 3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6.5% 증가한 4백6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지만 건설경기의 하강속도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적 호조는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이날 사흘 연속 상승에 따른 조정으로 보합 수준인 1만5천원에 마감됐지만 '행정수도 이전 무산'이란 대형 악재도 주가의 상승 기조를 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져 지난 7월 1%대에 불과했던 외국인 지분율이 현재 9%대로 치솟았다. 현대건설의 강세 배경은 실적 호전에 힘입어 재평가 종목으로 부상한 결과다. ◆리레이팅의 대표주로 부상 실적 개선이 추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주목거리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0년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이후 지속적인 매출 감소와 누적적자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2002년 흑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 7백85억원의 흑자를 냈다. 올해도 3분기까지 1천1백4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81.7% 늘어난 규모다. 4분기에 공사가 몰리는 건설업황의 특성을 감안하면 순이익 목표치인 1천5백4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전망이다. ◆이란 사우스파프로젝트 수주 여부 주목 현대건설 주가는 지난 5월20일(6천80원)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그러나 아직 고점은 멀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익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각종 호재가 줄줄이 늘어서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덤핑수주 공사는 마무리된 반면 신규 수주 잔액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선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적자공사가 95%가량 완료된 반면 수주는 대폭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총 25억달러 규모인 이란 사우스파 프로젝트 수주를 따낼 경우 실적의 수직상승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허문욱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2006년까지 연평균 6.4%의 수주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06년까지 주당순이익(EPS)이 46%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또 공사 입찰에서 기술력과 시공 경험이 중시되는 입찰자격사전심사제(PQ) 도입과 서산간척지의 자산가치 상승 등도 실적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지적됐다. 조주현·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