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태평양을 끼고 도는 아름다운 해변,남미 아시아 유럽계 이민자들이 다수를 이루는 전형적인 용광로 문화,미국 남서부의 중심도시 로스앤젤레스는 이런 특성들이 모여 유행과 소비자 문화를 선도해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가 선도하는 유행을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자동차에 담아내는 곳이 그 곳에서 동남 쪽으로 60km 떨어진 어바인이다.


어바인은 1971년 부동산개발 회사 '어바인 컴퍼니' 주도 아래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도시다.


이 곳에는 메르세데스 벤츠,도요타,마쓰다,포드,기아자동차,경주용 차를 만드는 살린 등이 디자인센터나 스튜디오,지역 본부 등을 두고 있다.


그래서 자동차 디자인의 메카라고 불린다.


현대·기아자동차 디자인 및 기술센터도 여기에 자리잡고 있다.


볼보 북미 현지 법인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빅터 둘란은 "남부 캘리포니아는 디자인과 패션,소비의 흐름이 시작되는 곳"이라며 "이 곳에서 더 많은 차를 디자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볼보를 포함해 포드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아스톤 마틴,재규어,랜드로버의 판매 마케팅 프랜차이즈 개발 등을 총괄하는 프레미어 오토모티브그룹(PAG)도 이곳 어바인에 본사를 두고 있다.


어바인이 자동차 디자인센터의 중심지로 부상한 것은 좋은 디자이너를 배출해내는 학교의 역할도 크다. 인근 패서디나에 있는 아트센터(디자인 학교)의 자동차 디자인 프로그램은 세계에서도 알아준다.


자동차 디자인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는 궤프 와들 학장은 "최근 아시아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아시아계 학생들의 입학이 늘고 있다"며 "특히 한국계 여학생들의 입학 증가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마쓰다자동차의 디자인센터가 있는 NAO 연구개발센터에서 만난 6명의 자동차 디자이너 중 4명도 이 곳 아트센터 자동차 디자인 학교를 졸업했다.


포드자동차에서도 일했다는 한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이민용씨는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가는 자동차 디자이너로선 남가주의 다양성과 독특한 문화가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어바인에 있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 어바인)도 자동차 회사들이 필요로 하는 우수한 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이 학교에 있는 국립 연료전지조사센터(NFCRC)는 연료전지에 관한 유일한 국립연구센터로,남가주 자동차산업 발전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어바인(캘리포니아주)=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