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포스코처럼 철광석에서 쇳물(조강·粗鋼)을 뽑아내는 고로(高爐) 사업을 추진한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21일 INI스틸과 현대하이스코가 인수한 옛 한보철강 당진공장을 첫 방문한 자리에서 고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로에 투자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쇳물부터 철강 최종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일관제철사업에 뛰어들 경우 국내 제철산업은 포스코 독점체제에서 경쟁체제로 재편된다. 정 회장은 "자동차 메이커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소재인 고품질 강판의 조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고로 사업 진출이 자동차산업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다만 "당진공장의 기존 설비를 빠른 시일내 정상화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이에 최선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제철사업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원칙을 상징적으로 밝힌 것"이라며 "구체적인 진출 시기 및 투자 계획은 신중한 검토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당진공장이 조기 정상화되면 △INI스틸 1천2백70만t △현대하이스코 5백만t △BNG스틸 30만t의 생산능력을 확보,그룹 철강 생산량이 총 1천8백만t에 이르게 된다고 밝혔다. 이는 생산량 기준 세계 8위다. 당진=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