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국제 환경규제는 산업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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郭決鎬 < 환경부장관 >
지난 8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6개의 온실가스를 감축하자는 교토의정서 비준안을 의회에 상정했다.
교토의정서는 55개국 이상의 비준과 비준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세계의 55%를 넘으면 90일 이후 자동 발효하도록 돼 있다.
지난 9월 현재 가입 및 승인을 마친 1백25개 국가의 배출량은 44.2%에 불과했으나, 전세계 배출량의 17.4%를 차지하는 러시아가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지난 1997년 합의된 교토의정서는 7년만에 효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국제적인 환경규제는 전세계 배출량의 36.2%를 차지하는 미국이 여전히 반대를 하고 있어 그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가운데 전세계가 지구촌 환경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교토의정서의 발효는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있어서도 큰 파장을 불러 오게 될 것이다.
당장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없지만 오는 2013년부터 시작되는 2차 공약 기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개도국의 감축 문제가 당연히 논의될 전망이며 유럽연합(EU) 일본 등 감축의무를 지닌 선진국들의 무역에 대한 환경규제도 더욱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이는 환경산업의 영역이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 세계 경제는 환경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친환경기술이 없다면 환경규제로 높아지는 수출장벽도 넘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환경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국내 소비자의 욕구도 충족하지 못할 것이다.
정보통신산업 바이오산업과 함께 21세기의 유망산업으로 손꼽히는 환경산업은 빠른 속도로 신장되고 있다.
2002년 기준으로 세계 환경시장의 규모는 약 5천5백60억달러(약 6백67조원) 수준이며 해마다 5%씩 성장해 2010년에는 8천6백35억달러(약 1천3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아시아 시장의 성장속도는 더욱 거세져 매년 18% 정도의 급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2001∼2005년에 걸쳐 환경보호에 총 1백12조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2006∼2010년까지는 2백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중국 환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베이징에 '한·중 환경산업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정기적으로 한·중 환경장관회의와 환경산업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시장전망이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지방설명회를 열어 지역 실정에 맞는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2003년 이후 2천2백여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하거나 진행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동남아시아 국가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는 지난 2001년부터 민·관 합동의 '환경산업수출협력단'을 파견해 구매자를 발굴하는 동시에 더욱더 적극적인 투자 상담을 벌인 결과 2003년까지 총 5백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또 최근에는 베트남 스리랑카 등의 환경시장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지원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세계 환경시장을 둘러싸고 앞으로 10년 안에 시장의 판도가 새로이 짜여질 것이다.
지금부터 4∼5년은 우리 환경산업이 해외시장 진출 성공 여부가 갈리게 될 중요한 기간이다.
이런 시기에 국제적인 환경규제의 강화추세라는 위기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교토의정서의 발효가 우리에게 적지 않은 과제를 안겨줄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면 우리는 중국과 동남아 환경 시장에서 지금보다 우월한 지위를 선점하게 될 것이다.
국제 환경규제는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적응하는 환경산업에 분명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제 '환경보전'은 국부를 늘릴 수 있는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