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중저가 종목들이 유상증자에 잇따라 실패하고 있다. 19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유상증자에 나섰다가 실패한 사례는 올 들어 월별로는 가장 많은 4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유상증자에 실패한 업체 가운데 상당수는 투자자들의 관심조차 끌어내지 못해 단 한 주도 청약받지 못했다. 이는 8월 이후 지수는 소폭 반등했지만 대형 우량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질 뿐 중저가 종목들의 주가가 여전히 침체 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잇따랐던 횡령 사건이나 대주주 담보물량 반대매매 등도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구주주나 일반투자자는 물론 투자를 약속했던 해외 투자자들도 이런 요인들 때문에 증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특히 증자대금 가장납입 등으로 금융감독원이 증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면서 자진 철회하는 업체도 생기고 있다. 코스모씨앤티는 지난달 일반공모 방식으로 19억8천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청약 결과 단 한 주도 접수되지 않았다. 창민테크도 19억원가량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키로 하고 일반을 대상으로 공모에 나섰으나 전액 미달됐다. 케이엔티 역시 당초 공모키로 한 30만주가 전액 불발에 그쳤다. 코스모씨앤티와 케이엔티의 경우 당장 손에 잡히는 뚜렷한 호재가 없는 데다 주가도 약세를 지속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다. 창민테크도 회사 자금 횡령과 자금악화설이 겹치면서 냉대를 받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공모는 구주주에 대한 증자가 어렵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실시하는 사례가 많다"며 "일반공모마저 이처럼 외면받는 것은 그만큼 중저가 종목들의 자본 조달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해외투자 유치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실미디어는 최근 일본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추진하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취소했다. 당초 투자를 약속했던 일본인 투자자들이 주금을 미납했기 때문이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최근에는 IT 대표주들의 모멘텀마저 흔들리는 상황이어서 중저가 종목의 자본 조달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